[박응구 대표의 승강기안전컨설팅] 승강기 안전의 필수조건 ‘승강기 감리’
[박응구 대표의 승강기안전컨설팅] 승강기 안전의 필수조건 ‘승강기 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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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6.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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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감리, 현주소와 앞으로의 과제는?

서울의 한 초고층건물 공사현장이었다. 시점은 기초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었다. 현장의 한 건설회사에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현장에 기초공사를 하는데 승강기 피트 치수를 얼마로 해야 하느냐? 는 질문이었다. 분명히 건축도면도 있을 것인데 왜 또 문의하는지 물어보았다. 상대방의 대답은 놀라웠다. 건축도면을 어떻게 다 믿고 시공할 수 있겠는가? 기초공사를 하면 수정도 거의 불가능한데 이렇게 확인을 안 하고 공사하는 현장은 거의 없다고 하였다.

이 이야기를 듣고 여러분도 많은 생각이 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승강기 부분에 대해서는 시공사가 건축 설계자를 100%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과 건축공사에서 승강기 부분이 전체 공정에 세부적으로 잡혀있지 않아 사전에 검토되지 않고 공사 중에 검토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초 공사 진행 중에 이것이 검토되어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공사도 중단되고 만약 일부 공사가 진행된 부분이 있다면 수정작업까지 해야 하는 엄청난 시간적, 금전적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중대형 건축현장에서는 대부분 발생하고 있는데, 그 원인을 들여다보면 승강기가 건축공정에서 주인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건축이나 전기 등 큰 분야별 감리가 있는 데 비해 승강기 공사는 전문 감리 없이 진행되는 현장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결국은 세부 공정에 포함되어 관리 하지 않는 결과가 그 현장의 문제점이나 손실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건설경기가 안 좋은 관계로 건축공정이나 비용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면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도 승강기 감리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승강기 감리란 무엇인가?

승강기 감리는 쉽게 말해서 그 현장의 승강기에 대한 책임자이다. 다시 말해 승강기의 설계, 시공성, 공정관리, VE(Value Engineering), 품질관리, 안전 등 모든 승강기 공사에 대한 관리와 상세검사를 하는 것이다.

착공 전에는 승강기 설계에 대한 타당성 검토, 시공성 검토, VE 검토 등 Pre-Con Service가 필요하다. 착공 후에는 기초공사 부분에 피트 위치 및 치수 확인이 필요하다. 초고층 빌딩의 경우에는 콘크리트 강도가 500kgf/㎠ 이상이고 철근의 간격이 작아서 승강기 가이드 레일 설치를 위한 Anchor bolt를 승강로 벽에 박는 것이 거의 불가하므로 임베드(Embed) 또는 인서트(Insert)라는 것을 피트 바닥에서부터 수직으로 2.5m 간격으로 승강로에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승강로 축조 시 사전에 설치하여 기초공사 할 때부터 작업이 되어야 하므로 사전에 관리 되어야 한다.

승강기는 약 2만5천 개의 정밀한 부품이 제조업체에 의하여 생산된다. 현장에서 정밀하게 설치되어야만 최종적으로 승객이 타고 다니는 승강기의 품질이 좌우되므로 승강기 업체 선정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승강기 감리업무 중에서 최소의 금액으로 최고의 품질을 낼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큰 역량 중의 하나가 된다.

업체가 선정되었으면 승강기 설치 도면, 각종 강도 계산서, 사양서, 부품제작도면 등 많은 승인 서류들이 승강기 업체로부터 발주처로 제출된다. 이 제출된 서류를 발주처에서 상세히 검토하여 승인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초고층빌딩의 초고속 승강기의 경우에는 더욱 엄두를 내지 못한다. 따라서 승강기 감리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에 의해서만 승인서류 검토가 완벽히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승강기 부품이 생산되어 출하하기 전에 공장검수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만약, 검수하여 문제점 발견 시 즉시 조치되어야 현장 공정에 차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건물 골조공사가 완료되면 이제 승강기 공사도 착공한다. 이때, 사전에 승강기 공사 투입이 가능한지 건축공사 진행사항을 관리·감독 하는 것도 승강기 감리의 몫이다. 왜냐하면, 건축공사가 미비한 경우 승강기 공사가 착공된다면 안전에도 문제이고 공정 진행에도 차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강기 감리는 발주처를 대신하여 업무를 하므로 절대 업체를 믿고 모든 것을 맡기면 안 된다. 모든 것을 철저히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승강기 공사가 진행되는 것은 단계적으로 기계실 작업, 승강로 작업, 출입구 작업, 카 작업 등으로 크게 나누어진다. 각각의 주요 단계별로 작업이 완료되면 바로 품질검사를 시행하여 문제점 여부를 파악하고 문제점 발견 시 즉시 수정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지시한다. 이렇게 하게 되면 모든 것이 다 완료되고 문제점이 발견되는 경우 준공에 차질을 주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승강기 공사가 완료되면 인수인계 사항을 철저히 검사하고 추가 및 감액에 대한 정산 절차를 마무리하면 승강기 공사는 마무리된다. 이 모든 공정에 승강기 감리는 모두 참여하여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은 앞의 글에서 느꼈을 것으로 생각한다.

승강기전문기술자에 의한 승강기 감리

현재 건축 감리 또는 전기 감리의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승강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승강기 업체와 비교하면 현저히 부족하므로 승강기 감리는 승강기 업체 종사자들보다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많은 승강기 전문 기술자에 의하여 수행되어야 한다.

승강기전문기술자는 적어도 승강기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기술자가 승강기 기술경력이 15년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정성을 위하여 소속된 업체는 승강기 제조 및 설치와 관련이 없어야 하고 승강기 감리 목적으로 법인이 설립되어 최소 3년 이상 경과 되어야 하며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제21조 1항에 의한 엔지니어링 업 등록 업체로서 승강기 감리 실적이 최소 20개 이상을 보유하여 승강기 감리에 대한 회사 및 감리자의 공정성 및 품질이 선행하여 확보되어야 한다.

한국도 이제 승강기가 약 56만대가 설치되었고 한 해에 약 2만 5천 대가 신규로 설치되며 연간 시장 규모도 약 3조 5천억 규모로 단일품목으로는 작지 않은 시장이다.

그러나 승강기 사고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승강기 설치 현장에서의 작업자 사고도 상당히 빈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원인으로 보면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결국 승강기 공사 시 명확한 관리주체가 없는 것이 큰 원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고는 줄어들 수 없는가? 그것은 바로 승강기 감리에 있다.

승강기 공사에 대한 관리주체로서 공사 전반에 걸쳐 승강기 관련하여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관리 한다면 안전뿐만 아니고 공사비 절감, 최고 품질의 제품 설치, 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건물의 품질 및 수명을 좌우하는 승강기의 품질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 하기 위해서는 승강기 감리가 필수적으로 적용 되어야 하고 일정 규모의 건물의 경우 승강기 감리를 법적으로 의무화시켜 국민이 더욱 안전하고 품질 높은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할 때이다.

 

■박응구 대표 : 코리아엘리베이터컨설팅 대표이사, 한국엘리베이터기술연구소장, 한국초고층건축기술포럼 수직운송분과위원장, 건설기술인클럽 회장, 한국엘리베이터기술협회 회장, 대한설비공학회 운송설비 전문위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기술평가위원, 한국승강기대학교 교육과정개발 산업체 전문가 위촉,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강사, 서일대학교 전기과 겸임교수, 한국엘리베이터협회 기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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