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이코노미 창간 7주년 특별기고>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김정중 회장
<건설이코노미 창간 7주년 특별기고>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김정중 회장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6.10.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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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의 바로 미터 ‘건설기술인’

[건설이코노미뉴스-온라인뉴스팀]현재 국내 건설시장은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맞물려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수주가 감소하고, 아파트 중심의 내수 시장은 한계에 도달해 있으며, 해외시장은 수익성 악화에 비상이 걸렸다.

청년 실업률은 급증하고 있고, 건설 현장 고령화에 대한 우려도 깊다. 2014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ENR에서 집계한 결과를 보면, 2014년 매출액 1위를 차지한 에이씨에스는 387억 달러, 2위 호흐티에프는 293억 달러, 3위 벡텔은 214억 달러였지만 한국의 1위 건설업체는 97억 달러로 에이씨에스의 약 1/4에 불과했다.

만약 매출액이 아니라 수익을 기준으로 건설업체의 글로벌 순위를 따진다면 한국 건설업체들의 위치는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산업이 약화된 경쟁력을 강화하고, 직면해 있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새로운 건설영역을 개척해 수요 창출 산업으로 거듭나야 하며 그 무대는 양적 한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이다. 그러나 그동안 중동지역·플랜트 중심·시공 중심으로 성장해왔던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경쟁력은 시장규모·수익성·공종 및 상품의 시장 적합성 등을 고려할 때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계 건설업체와 경쟁하려면 엔지니어링과 시공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EC업체가 탄생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뒤에서 설명할 글로벌 스탠다드 확립, 건설금융의 선진화, 인재양성 등을 위해 정부, 업체 학계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다양한 역량을 고르게 확충함과 동시에 ICT 융합상품 등 새로운 건설 상품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면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둘째,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국내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국내 건설관련법과 제도가 소위 ‘코리안 스탠다드’에 기반을 두다 보니 법이나 제도, 시스템이 건설 산업 발전에 장애가 되고 공정경쟁을 통해 기술이나 능력 있는 업체가 우대받는 경쟁 환경이 구축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종합건설업체, 전문건설업체, 설비업체 간의 칸막이식 업역 구조를 개선하고, 설계·시공 일괄 발주, 책임형 CM 발주 등 새로운 발주 방식 및 가치 중심의 입찰제도 도입도 필요하다.

셋째, 건설금융의 선진화와 글로벌화가 밑받침 되어야 한다. 최근 들어 양질의 금융조달 능력의 확보가 세계 건설시장에서 핵심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대형 인프라 사업 시 필수적인 PF활용, 민간 금융기관 참여 확대 등 금융조달 능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신용을 창출함으로써 선진국 업체에 버금가는 신용 우대를 받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무엇보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주도하는 건설기술인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건설 새판을 짜자’(김정호·건설산업비전포럼 著)라는 책에서도 강조되었듯 건설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할 수 있는 발전을 이뤄나가려면 고도의 기술과 국제 감각을 겸비한 인재가 필수적이며, 이들을 얼마나, 어떻게 교육하고 훈련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다.

따라서 현재 수급 불균형 상태인 기술인력 시장을 개선하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육프로그램의 획기적 개선과 시장의 요구에 맞춘 특화된 콘텐츠, 그리고 이를 적용할 기존 교육기관과는 차별화된 교육기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건설기술인 자신도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함께 윤리의식과 사회적 소명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건설기술인들이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고, 그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건설기술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협회는 73만 건설기술인의 대표단체 이자 든든한 파트너로서 건설기술인의 자긍심과 위상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건설기술인의 권익 보호 및 복리 증진, 일자리 지원 확대, 정책기반을 마련할 연구원 설립, 관련 제도 개선 건의, 교육콘텐츠 강화 등 중장기 로드맵을 세워 빈틈없이 추진하고 있다.

건설산업의 선진화와 글로벌화를 목표로 한 우리들의 노력이 지속해서 추진된다면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