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등살에 건설사만 멍든다
4대강 등살에 건설사만 멍든다
  • 박기태 기자
  • 승인 2009.11.10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 건설사들이 담합회의가 지난 5월과 6월에 걸쳐 프라자호텔과 삼계탕집 등에서 여러차례 있었다. 담합 회의를 통해 4대강 턴키 1차 사업 15개 공구에 대한 대형건설사들이 나눠먹기식 입찰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 8일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내용의 4대강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뒤질세라 민주노동당도 논평을 통해 “4대강 사업은 결국 대형 건설사에 의해서든 정부부처에 의해서든 ‘짜고치는 고스톱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4대강 사업이 기업들의 돈벌이로 전락하게 된 것 또한 경제를 생각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런 내용의 표현들만 놓고 본다면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업체들이 입찰담합이 기성사실화된 것처럼 느껴지는 대목들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14개 건설사를 전격 방문해 4대강 1차 턴키 자료를 분석해 담합 행위에 대한 단 한건의 물질적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가 진행 중임에도 정치권(야당)은 연일 담합 관련 자료를 쏟아내며 건설업계를 복마전의 악역들로 몰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 배경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일각에서는 4대강 사업 반대의 명분을 내세우기 위한 수단쯤으로 생각하며 건설업계를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분분하다.
특히 해당 업계는 정치권의 이러한 일련의 행보에 대해 도를 넘어 섰다며 “정말 해도 너무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입찰 담합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형건설사 한 고위 임원은 “정부가 발주한 공사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공정한 경쟁으로 공사를 수주했다”며 “향후 (공정위)조사가 나오면 알겠지만, 현재 제기되고 있는 (담합)주장에 대해 대응할 만한 가치도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중견건설사 임원들이 찾아와 4대강 사업에 대한 조율(담합)을 하자고 제안한 적도 있었지만, 이를 거절하자 협박을 받은 경우 많았다며”며 ‘빅6’ 메이저 건설사가 담합을 했다는 주장은 받아 들일수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즘 4대강 사업을 수주한 건설업체들은 ‘4대강’이 아니라 ‘死대강’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옛말에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란 말이 있다.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란 뜻이다. 정치권이 건설업체를 타깃으로 한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칼날을 들이대는 건 옳지 않다.
공정위의 공정하고 소신있는 조사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