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주먹구구식 행정 탓 ‘불량토사’ 매립 의혹
[단독]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주먹구구식 행정 탓 ‘불량토사’ 매립 의혹
  • 특별취재팀
  • 승인 2017.03.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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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제1산단 조성공사…발주처 관리·감독 소홀로 곳곳 부실시공 징후
'눈가리고 아웅식' 매립토 품질검사 메뉴얼 개선 대책마련 시급

 

[건설이코노미뉴스-특별취재팀] 전남 율촌 제1산단 1차부지 조성공사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매립용 토사로는 부적합한 ‘불량토사’ 수십만 ㎥가 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의 사업구역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청장 권오봉, 이하 광양경제청)이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율촌 제1산단 1차부지 조성공사 내 2-6블럭.

해당 산업단지 조성공사에 허가받은 토치장(성토재료의 공급을 위해 흙을 채취하는 장소) 외에 외부에서 토사가 반입 되면서 ‘불량토사’ 매립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익명에 제보자에 따르면 광양경제청의 해당 조성공사 기본 개발계획을 무시한 채 임의 대로 외부에서 매립용 토사 반입을 시공사에 허가해 주는 등 ‘주먹구구식 탁상행정’ 논란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H 건설사가 시공 중인 해당 조성공사는 현재 공정률 94%가 완료된 상황이며 28만㎥의 대량의 토사가 매립됐다.

당초 해당 조성공사는 H 건설사가 전남 율촌면 산수리 일원의 토취장에서 나온 양질의 토사로 매립하겠다는 토사 운용기본 개발계획을 발주처에 제시하면서 공사를 수주했다.

그러나, 토취장 매립토가 부족해 조성공사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H 건설사가 외부에서 흙을 반입하는 과정에서 불량매립토사를 사용하는 등 발주처의 현장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해당 조성공사에는 전남 순천·광양 등 4곳에서 흙이 반입돼 매립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 지역은 그 일대가 ‘답(畓)-논’으로 활용돼 지역 특성상 매립토사로서의 성분 및 품질 등 측면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견해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광양경제청은 “해당 조성공사에 매립된 토사의 경우 외부토사 반입절차 및 품질검사를 철저히 실시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제보자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매립토사 품질검사 메뉴얼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해당 조성공사에 반입된 외부 토사의 경우 시공사인 H 건설사가 소량의 샘플(흙)을 직접 채취해 품질검사를 의뢰하는 셀프(self) 방식으로 ‘형식적인 품질검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제보자는 “이 조성공사 현장에는 수십만 ㎥ 대량의 흙이 매립됐는데 단 10kg의 샘플(흙)을 H 건설사가 K토건시험원에 직접 품질검사를 실시한 부분”이라면서 “이렇게 형식적으로 이뤄진 매립토 품질검사 결과를 발주처에 제출해 사용허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외부에서 반입된 흙의 경우 지역 특성상 성분 자체가 매립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유기성분(뻘)이 다량으로 섞여 있었다”면서 “당시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했을 만큼 품질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당시 현장에 불량토사로 추정되는 ‘흙더미’를 직접 촬영한 사진을 본지에 보내와 부실시공 의혹의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는 대목이다.

▲ 제보자가 당시 현장에서 휴대전화로 직접 찍은 불량토사로 추정되는 흙더미

특히, 외부에서 반입된 흙에 대한 품질시험을 실시한 'K 토건시험원'은 품질시험 당시 H 건설사가 의뢰한 소량의 샘플(흙)에 대해서만 매립용 토사로 판정한 것이지, 해당 현장에서 나온 전체 토사가 매립용으로 적합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전해왔다.

이처럼 ‘허술하기 짝’이 없는 매립토사 품질검사로 불량토사 매립 의혹이 일고 있지만, 발주처인 광양경제청이 조사는커녕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관계 당국의 철저한 현장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율촌 제1산단 1차부지 조성공사를 둘러싸고 불량토사 매립 의혹 뿐만 아니라 ▲피복석 재사용 ▲고인장 매트 부실시공 ▲발주처와 시공사와의 유착의혹 등 제보 내용을 뒷 받침할 당시 현장 사진(10매)와 구체적 내용을 담은 A4용지(3매)를 본지에 보내왔다. 이에 대한 추가 취재를 통해 상세하게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