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안 원장의 건강상식] “욱신욱신 뼈마디를 기습하는 관절통”
[정이안 원장의 건강상식] “욱신욱신 뼈마디를 기습하는 관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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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2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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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아버지보다는 어머니가 유독 관절 여기저기가 많이 아프다고 하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실제로도 여성이 남성보다 관절 질환이 많고 정도가 심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왜 여성이 남성보다 관절 질환이 많을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여성이 겪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하체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 출산이 잦은 여성일수록 관절염 발생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것을 보면 임신 출산이 관절에 무리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 일반적으로 몸무게가 5kg 늘어나면 걸을 때는 20kg, 계단 오르내릴 때는 35kg의 무릎 하중이 가해지는데 이렇게 본다면 임신 7개월에 접어든 임산부의 경우는 걸을 때는 40kg,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70kg의 하중을 무릎이 받쳐줘야 한다. 그러니 임신 횟수가 많았던 여성일수록 무릎 통증이 잦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또 다른 이유는 바닥에 엎드려 걸레질하기, 행주 비틀어 짜기, 쭈그리고 앉아 손빨래 하기 등의 단순 반복적인 가사 일을 주로 여성이 담당하고 있으며, 직장에서도 컴퓨터작동이나 전화 상담 등 목, 어깨, 팔, 팔꿈치 등 관절 부위에 부담을 주는 사무환경에서 오랜 시간 고정된 자세로 젊은 직장 여성들이 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과거에는 40, 50대 여성에게 주로 발생한다고 여겨져 왔지만 근래 들어서는 20-30대 여성들에게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의 발병률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에서 많게는 8배가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 젊은 여성들의 관절 질환은 운동부족이나 나쁜 자세로 인해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예가 많으며 장년, 노년층에서는 주로 퇴행성 관절 질환이 나타나는 반면, 젊은 여성들에게는 면역기능이 떨어져서 염증이 생기는 류머티즘성 관절염이 나타나는 예가 많다. 관절염의 대표 격인 류머티즘성 관절염의 경우는 환자의 75% 이상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20대는 다른 연령 대에 비해 발병률이 7배나 된다고 한다.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관절의 노화 때문에 일어나는 장, 노년층의 퇴행성관절염과는 달리 단순한 관절의 염증이아니라 신체내 면역체계가 잘못돼 발생하는 면역성 질환으로 관절에 발생한 염증이 연골을 파괴시키고 뼈까지 파괴하는 병. 게다가 관절염의 경우 어머니가 관절염으로 고생하면 딸도 걸릴 확률이 높고 출산 뒤 관절염에 걸릴 위험이 큰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여성이라면 누구든지 어떻게 하는 것이 관절통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사 일을 할 때는 가능하면 목과 허리를 굽히지 않고 해야 하며 물건을 들 때는 무리하거나 경직되지 않게 하고, 앉을 때도 등받이에 기대는 등 곧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관절에 통증이 올 경우에는 반듯하게 바닥에 누워서 무릎을 세우거나 무릎 아래에 베개를 두개 정도 괴는 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통증이 심할 경우는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통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꾸준한 운동이 통증을 덜고 체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증상을 완화시켜주지만 어떤 운동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계단 오르기, 등산, 쪼그려 앉는 운동, 무거운 것 들기 등 관절에 무리가 가는 운동보다는 관절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면서 유연성과 근력까지 길러주는 수영이나 평지 걷기, 무릎근육 강화운동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뼈를 튼튼히 하거나 관절의 연골을 보호해주는 음식도 물론 자주 먹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런 음식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데, 그 중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조리 방법도 잘 알려진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멸치 = 멸치는 우유와 함께 오랫동안 우리들의 뼈를 지켜온 대표적인 칼슘 음식으로 산간벽지에서도 동물성 단백질을 가장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멸치 속에 함유된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하고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생명의 꽃 역할을 한다. 특히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생선이기 때문에 천연 칼슘 덩어리라고 할 수 있으며 식물성 칼슘보다 흡수가 잘되니 어린이들의 성장발육과 갱년기 여성들의 골다공증 예방, 태아의 뼈 형성과 산모의 뼈 성분 보충에 멸치만한 식품이 없다.

▲홍어 = 관절염에 홍어가 좋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입으로 전해 내려왔다. 관절 속에는 뼈와 뼈 사이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고급 단백질인 뮤코다당단백질인 황산콘드로이친이 들어있다. 나이가 들면 자연적으로 감소하면서 뚝뚝 소리가 나고 결리고 쑤시며 심한 통증까지 생기게 되는데 최근의 연구 결과, 홍어 연골에는 이 황산콘드로이친 성분이 엄청나게 들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홍어 외에도 가오리, 상어연골과 지느러미, 달팽이와 우렁, 녹용이나 녹각, 돼지 족발이나 소의 도가니 등에도 황산콘드로이친 성분이 많은데, 이러한 식품들은 대부분 끓여놓으면 묵처럼 굳는 동물성 식품들로, 이들 음식은 입으로 먹어서 관절까지 흡수되는 황산콘드로이친 덩어리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녹각 = 녹각은 사슴의 뿔인 녹용이 굳어져서 골질이 된 것을 말한다. 녹각은 어혈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허리나 무릎 등의 뼈를 튼튼하게 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니, 퇴행성 척추질환이나 관절염, 골다공증 등의 치료에 사용하는 한약재로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다. 체질적으로는 태음인에게 가장 잘 맞는 대표적인 약이다.

▲해삼 = ‘바다의 인삼’으로 비유되는 해삼에는 실제로 삼에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기도 하다. 해삼은 수산 생물 중에서 드물게 칼슘과 인의 비율이 이상적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색이다. 치아와 골격 형성, 근육의 정상적인 수축, 혈액 응고 등 여러 가지 생리 작용에 필수적인 칼슘과 조혈 성분인 철분이 많다. 그러므로 성장 발육기의 어린이나 임산부에게는 권장할 만한 식품이다.

▲도가니 = 간에 도움이 되려면 동물의 간을, 장에 도움이 되려면 동물의 장을 먹게 되듯이 소의 연골인 도가니도 마찬가지로 사람의 연골에 도움이 된다. 도가니에는 단백질과 연골을 구성하는 영양소인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이 있고 콜라겐도 들어있다. 콜라겐이란 본드같이 끈적거리는 물질로, 우리 몸의 세포들을 접착시킨다. 닭이나 육류를 오래 삶아서 그 국물을 식히면 묵같이 끈끈해진다. 이 묵 같은 물질이 고기에서 우러나오면 살코기는 연해진다. 이처럼 콜라겐은 근육이나 관절, 피부에 탄력을 주는 특수 고단백이다. 글루코사민은 근래 관절염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많이 알려지게 된 성분이기도 하다. 물론 도가니 속의 여러 가지 유효 성분은 몸에 들어가서 완전히 소화분해 됐다가 다시 그 성분으로 합성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단백질과 관절 연골성분의 공급원으로도 좋아 여러모로 유리하다.

 

 

■정이안 원장

한의학 박사로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이다. 저서로는 ‘몸에 좋은 색깔음식50’, ‘내 몸에 스마일’, ‘샐러리맨 구출하기’, ‘스트레스 제로기술’ 등이 있다. www.jcli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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