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안 원장의 건강상식] 사상의학으로 알아본 마라톤과 체질의 궁합
[정이안 원장의 건강상식] 사상의학으로 알아본 마라톤과 체질의 궁합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9.03.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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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토너라면 누구나 처음에는 5km, 10km부터 시작해서 하프코스 그리고 풀코스 완주에 이어 기록 단축까지 욕심을 내게 마련이다. 점점 목표를 높이 잡으면서 그만큼 연습량도 많아지고 목표를 성취하는 기쁨도 커진다. 그러나 누구나 연습한 만큼 만족한 결과가 있으면 좋으련만 얼마 연습하지 않았는데도 풀코스 완주를 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동안 꾸준히 연습을 했는데도 좀처럼 풀코스 완주가 힘든 사람이 있는 것은 단순히 체력 문제라거나 정신력 문제라고만 하기에는 설명이 어려운 그 무언가가 있다. 한방적인 관점에서보면 이 차이는 어렵지 않게 설명이 가능한데, 바로 “개인차” 특히 개개인의 “체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도의 훈련으로 단련을 한다해도 체질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운동을 극복하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그러면,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경기력이 향상되지 않는 체질이라고 해서 마라톤을 포기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프로선수로 뛸 생각이 아니라면, 마라톤에 천부적인 소질을 가지지 못한 자신의 체질을 탓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체질을 잘 알고 그에 맞는 연습방법과 영양 공급, 그리고 목표를 세운다면 누구나 마라톤을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경기를 통해 성취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타고난 마라토너의 소질을 갖춘 소음인(少陰人)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며 아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즐기지만 초면인 경우는 좀처럼 말을 건네지 않는 성격을 가진 소음인은 대체로 근육량이 적고 체격이 작은 편이긴 하지만 상하체의 균형이 좋고 성격이 침착해서 맥이 부드럽게 안정되어 있고 땀을 적게 흘리기 때문에 에너지 분배가 효율적인데다 지구력이 강하기 때문에 오랜시간 혼자 달리면서 끝까지 에너지를 잘 관리해서 마지막까지 오버하지 않고 잘 견뎌내야만 하는 마라톤, 특히 장거리 마라톤에는 타고난 소질을 가진 체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체질을 가진 사람은 노력하는 만큼 기록도 좋고 오래동안 혼자 달리는 것이 정서에도 딱 맞아 떨어지니 마라톤 매니아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체계적인 지도를 받아 꾸준히 연습하면 연습한 만큼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가졌기 때문에 풀코스 완주에 이어 기록단축까지 욕심을 내어 볼만하다. 그러나 이 체질은 소화력이 약해서 체력보강에 필요한 음식을 무조건 섭취하면 배탈이 나기 쉬우니 과식을 삼가고 기름진 음식, 돼지고기, 밀가루 음식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단시간 내에 땀을 많이 흘리면 다른 체질에 비해 아주 쉽게 탈진이 되어 회복이 더디기 때문에 한 여름이나 직사광선이 뜨거운 한 낮에 땀을 많이 흘리면서 연습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속이 늘 차기 때문에 연습 중이나 경기 중에 마시는 물은 따뜻한 물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tip) 소음인 마라토너에게 도움이 되는 기력 증진용 약차(藥茶) :
* 인삼꿀차 - 인삼 분말을 꿀과 섞어 보관해 두었다가 인삼꿀 한 수저에 뜨거운 물을 부어 차(茶)로 마시는 것을 꾸준히 하면 평소 연습량이 많아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 생맥산(生脈散) -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2: 1: 1 비율로 섞어 물에 달여 먹는 간단한 처방이다. 이 세 가지 약재를 섞어서 물 한 사발에 1시간 정도 은근한 불로 달인 후 식혀서 냉장고에 두었다가 달리기하면서 생수통에 담아 물 대신 마시면, 달릴수록 기운이 솟고 갈증도 나지 않으며 땀도 많이 흘리지 않아 에너지가 넘쳐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초여름이나 늦여름에 경기 일정이 잡혔을 때는 반드시 생맥산을 물대신 준비해가는 것이 좋겠다.

꾸준히 노력하면 무난히 풀코스 뛸 수 있는, 태음인

한가지 일에 파고들면 끝까지 꾸준히 실천하는 기질이 있기 때문에 오래 달리는 운동에 재미를 붙이면 풀코스를 무난하게 완주하는데 무리가 없다. 체격이 큰편이며 근육질 체형이지만 게으른 경향이 있는데다 워낙 식욕이 왕성하고 소화흡수도 잘되기 때문에 잉여에너지가 몸 속에 남아 돌게 되어 쉽게 몸집이 비대해지니 꾸준한 운동으로 체지방이 쌓이지 않도록 그때그때 소비해주는 일이 반드시 필요한 체질이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을 무척 많이 흘리고 심폐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처음 달리기를 시작해서 몸에 운동습관이 배이기까지 무척 힘들어하지만 일단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몸이 단련되면 하프코스, 풀코스까지 꾸준하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소질이 있다. 장거리 마라톤의 경우 경기력 향상 속도가 소음인보다 더디긴 하지만 소양인이나 태양인 등의 양인(陽人)에 비해서는 빠른 편이니, 오랜 시간 꾸준히 노력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마라톤이 아니더라도 이 체질은 모든 운동을 오랜 시간동안 땀을 듬뿍 흘리면서 할 수 있는 종목을 택해서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이 체질은 땀이 충분히 잘 나오는 것이 건강에 좋으며, 땀이 잘 나오는 지를 살펴봐서 건강을 스스로 체크하는 지표로 삼을 수도 있다. 그래서 운동 후에는 사우나에서 땀을 충분히 내어 주면 더욱 좋다.

(tip) 태음인 마라토너에게 도움이 되는 기력 증진용 약차(藥茶) :
* 칡차 또는 칡 다린 물 : 한약재로 “갈근”이라 부르는 “칡”을 깨끗이 씼어서 물을 붓고 다려낸다. 칡다린 물을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수시로 마셔도 좋고, 경기가 있을 때나 연습 중에 물 대신 칡다린 물을 마시면 갈증도 해소되고 지나치게 땀이 많이 빠져나가는 것도 예방하면서 기운도 돋워주는 효과를 볼 수 있으니, 태음인 마라토너는 “칡”을 가까이 하자.

장거리보다는 단거리 달리기에 적합한 소양인

비교적 명랑하고 다른사람과 교제도 활발하며 시원시원한 성격을 지녔지만 매사에 서두르는 경향이 있고 성격이 급한 단점이 있는 소양인은 상체는 발달하고 하체가 약한 체격을 가지고 있으며 행동이 민첩하고 걸음도 빠르다. 하체가 약하기 때문에 평소에 하체를 단련하는 운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달리기, 등산 등이 좋지만, 허리와 다리가 약하고 지구력이 떨어지며 급한 성격 때문에 에너지 배분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해 무리해서 오버 페이스를 하는 경향이 있어서 장거리 달리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체질이다. 이 체질은 풀코스 완주를 욕심내기 보다는 10km 단축 코스나 하프 코스를 목표로 하는 것이 체력도 단련시키고 마라톤에 흥미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이 체질의 사람이 스스로 건강이 좋은 상태를 체크하려면 자신이 매일 대변을 상쾌하게 잘 보는가 하는 것을 지표로 삼으면 된다. 피로가 누적되거나 건강이 안좋은 상태가 되면 다른 체질에 비해 대변 상태에 가장 먼저 변화가 오는데 특히 배변 후에도 불쾌하거나 변비가 심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규칙적으로 단거리 달리기를 연습하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어 대변 상태가 좋아지지만, 장거리 달리기를 목적으로 연습을 무리하게 하면 오히려 변비가 생기게 되므로 자신의 건강에 무리가 되고 있는지 체크해볼 수 있다.

(tip) 소양인 마라토너에게 도움이 되는 기력 증진용 약차(藥茶) :
* 구기자차 : 소양인의 체질약으로 많이 사용하는 “구기자”는 시중에서 구입하기도 쉽고 물만 붓고 끓여낸 약액을 평소에 차(茶)로 마셔도 손색이 없기 때문에 소양인의 기력증진용 약차로 권하고 싶다. 특히 소양인은 열이 많이 몸 속에 진액이 부족한 상태여서 얼굴과 머리로 열이 많고 하체의 기운은 약하기 마련이다. 구기자는 이런 소양인의 부족한 진액과 음(陰)을 보해서 갈증을 없애주고 허리와 다리의 약한 기운을 보충해주는 효과까지 있으므로 일석이조의 약차인 셈이다. 경기 도중 물 대신 마셔도 손색이 없다.

꾸준한 지구력 강화 훈련과 규칙적인 걷기 운동이 필요한 태양인

태양인은 근육이 거의 없고 하체가 빈약해서 서있는 것보다는 앉아 쉬거나 눕는 것을 좋아하며 걷는 것을 싫어한다. 다른 체질에 비해 지구력이 매우 약해서 오래 달리기는 물론이고 오래 걷는 것도 힘들어하며 소양인보다도 에너지 소모가 많아서 뛰는 운동을 무리하게 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심폐 기능이 좋고 체질적으로 약한 하체를 평소에 단련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선선한 아침 저녁을 택해 규칙적으로 보행 운동을 하는 것은 중요한 건강 관리 방법이다.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 중 태양인을 좀처럼 보기 힘든 이유는 이와 같이 자신과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초기에 포기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내 인구의 1%미만을 차지하는 흔하지 않은 체질이기 때문이다.

(tip) 태양인 마라토너에게 도움이 되는 기력 증진용 약차(藥茶) :
* 오가피차 : 오가피에 물을 부어 달여낸 물을 차 대용으로 마시면 태양인 체질의 사람은 신진대사가 잘되고 체내의 노폐물이 빨리 빠지며 근육이 더욱 강화되어 달리기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누구나 좋은 기록을 꿈꾼다, 그러나

마라토너라면 누구나 풀코스 완주를 꿈꾼다. 위와 같은 체질적인 특성으로 보면, 소음인과 태음인은 연습을 거쳐 풀코스 완주와 기록단축까지 도전해 볼만 하다. 그러나 지구력이 약하고 하체가 약한 소양인과 태양인은 풀코스 완주나 기록에 집착하기 보다는 꾸준히 지구력을 기르면서 하체를 단련하고 달리기 자체를 즐기면서 5Km, 10Km 등의 단거리 코스를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이안 원장

한의학 박사로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이다. 저서로는 ‘몸에 좋은 색깔음식50’, ‘내 몸에 스마일’, ‘샐러리맨 구출하기’, ‘스트레스 제로기술’ 등이 있다. www.jclin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