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랜드마크 빌딩’ 삼성 품으로...업계 “뻔한 결과” 비아냥
‘용산 랜드마크 빌딩’ 삼성 품으로...업계 “뻔한 결과” 비아냥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1.09.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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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건축분야 시공능력평가 0.52점 차이로 분패

[건설이코노미뉴스-박기태기자] 사업비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의 시공사로 삼성물산이 사실상 확정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삼성물산에 일방적으로 ‘밀어주기식’ 공모조건이 정해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주)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물산을 랜드마크 빌딩의 시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세부 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삼성물산이 시공 예정인 랜드마크 빌딩은 여의도 63빌딩의 두 배 이상인 연면적 38만3000㎡, 높이 485m, 100층 규모로 완공되며, 국내에서 가장 높은 단일 건축물이 될 전망이다.

용산랜드마크 빌딩 수주전에는 시공능력평가 1, 2위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참여해 신용등급, 시공실적 등 자격요건(70%)과 공사기간, CB참여, 공사이익률 등 평가항목(30%)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특히 양사는 최단기 공기인 48개월을 공사기간으로 제안했고, 전환사채 인수금액은 최대 1500억원, 공사이익률은 6%를 최종 제안했다.

하지만 건축분야 시공능력평가에서 최고점수(20점)를 얻은 삼성물산이 현대건설(19.48점)을 0.52점 차이로 앞서 최종승자로 결정됐다.

현대건설을 제외한 GS건설과 포스코 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시공사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과를 두고 업계에서는 처음부터 삼성물산에 유리한 조건으로 공모가 진행됐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형 건축사업의 경우, 통상적으로 토목과 건축을 합쳐 시공능력평가액 순위를 결정하지만 이번 랜드마크의 경우 삼성물산이 유리한 건축만으로 제한했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또한 시공능력평가 1,2위 업체에게는 단독 입찰만 허용하고 3위 이하 업체들에는 컨소시엄을 구성토록 한 것은 다른 업체의 공동도급 기회조차 박탈했다는 목소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공능력평사 3위 이하 업체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해 봐야 들러리 서는 것에 불과하다”며 “당초 공모요건 자체에 문제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업 시행자인 용산역세권개발이 제시한 공모조건 및 심사·평가기준 등이 삼성물산에 유리하게 치중돼 있었다”며 “입찰전부터 이미 우선협상자는 정해져 있다라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는데 역시나 반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용산역세권개발은 오는 28일 삼성물산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30일 코레일과 랜드마크타워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