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허술한 ‘광융합 종합계획’ 부실 논란
[데스크 칼럼]허술한 ‘광융합 종합계획’ 부실 논란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9.06.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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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이코노미뉴스]광산업계가 ‘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다.

그 서막은 지난해 장병완(민주평화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광융합기술 개발 및 기반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부터다. 이 법률안은 광융합기술 개발의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ㆍ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국회에서 물꼬를 터준 것이다.

이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후속조치로 중장기 플랜인 ‘광융합기술 종합발전계획'을 한창 추진 중에 있다. 풍전등화에 놓인 광산업의 백년대계(百年大計)가 이번 종합계획에 의해 흥망성쇠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산업부는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종합계획의 윤곽을 발표했다. 이르면 연내 하위법령 고시를 앞두고 광산업계의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마지막 장(場)이었다. 이날 발표된 종합계획은 앞으로 광산업 시장에 ‘바로미터’로 적용되는 만큼 해당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사실상 최종안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산업부의 종합계획을 살펴보면 ‘광융합 기술 글로벌 TOP 3 선도국 지위 확보’를 위해 △유망 광융합분야 중심 보급ㆍ확산 △광융합 생태계 기초체력 강화 △융합 촉진을 위한 지원체계 마련 등의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광산업계의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국가 미래 먹거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광융합산업’ 로드맵이 수개월 만에 ‘뚝딱’ 만들어진 ‘설익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

실제 이번 종합계획이 광ICT분야 등에만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형평성과 균형성’이 떨어진다는 게 해당업계의 이구동성이다. 종합계획을 둘러싸고 부실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해당업계는 토론회 현장에서 ▲해외 진출 개척 위한 인프라구축(물류창고 등) ▲정부지원 중장기 로드맵 방안 ▲중소기업 성장 발판 마련(高기술력 중심 경쟁력 확보) ▲해양 레이더구축 사업 등이 종합계획에 빠져 있다며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이런 측면에서 산업부의 종합계획이 현재 광산업계에 당면한 문제를 제대로 인식ㆍ파악하지 못하고 졸속으로 내놓은 ‘허점 투성이’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부)광융합 정책 자체가 모호하고 막연하게 들린다”면서 “20여년 전부터 R&D 예산 수백억원 혈세를 쏟아 부었음에도, 중소기업들이 줄도산에 직면해 있고, 그동안 실패한 정책에 대해서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종합계획이 부실 논란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한술 더떠 산업부가 향후 문제적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는 발언도 나와다. 해당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종합계획에는 기업지원 허브 구축을 골자로 한 광융합기술 지원법 ‘제12조’ 에 전담기관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업계에서는 전담기관 지정 내용은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꼽힌다.

그런데 패널로 참석한 산업부 관계자는 ‘광융합 기술 전문연구소 및 전담기관 지정’과 관련, 특정 민간단체인 'K기관‘을 언급하면서 화근을 낳았다.

이는 산업부가 광주 소재 'K기관‘을 거론하면서 ’유착의혹‘을 스스로 자초했다는 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 나오고 있다. 심지어 종합계획을 ’K기관‘이 주도로 작성해 산업부에 넘겼다는 ’언더 테이블(Under Table) 설'까지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만약, 전담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전문인력 양성 △기술개발 △표준화 △국제협력 △정보관리·보급 △인증체계 등의 규제 혁신을 담당하는 컨트럴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위탁운영에 따른 막대한 광산업 예산도 지원받을 수 게 된다. 이처럼 전담기관은 산업부의 '무소불위' 권한을 부여받게 돼 '특혜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종합계획을 논의하는 현시점에서 특정단체를 전담기관으로 거론한 것은 산업부가 이미 사전에 ’K기관‘을 염두해 둔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이유다. 

종합적으로 볼때 산업부의 이러한 종합계획은 예산만 지원하고, 민간단체에 운영ㆍ관리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백년대계’를 바라보고 세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눈앞의 단기적인 이익 보다는 먼 훗날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크고 중요한 계획이란 뜻이다. 그만큼 정책 입안자들에 따라 그 산업계의 ‘존폐’가 달린 문제이기에 ‘무한 책임’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광융합기술 종합발전계획'이 광산업계의 백년대계를 망치는 형국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국민의 '혈세는 눈먼 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