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인력 “저임금·높은 생산성”
국내 건설인력 “저임금·높은 생산성”
  • 이태영 기자
  • 승인 2009.12.10 1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동생산성, 89개국 중 12위로 경쟁력 갖춰

인건비...건설기술자 29위, 일반기능인력 33위

국내 건설인력의 노동생산성이 소득 수준보다 높은 반면, 인건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은 최근 발표한 ‘건설인력 생산성과 인건비의 국제비교’ 연구보고서에서 미국 COMPASS사의 자료를 인용, 국내 건설산업의 노동생산성이 89개 국가 중 1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건설공사비 산정 전문기관인 콤파스(COMPASS)사가 발간한 ‘The 2009 Global Construction Cost and Reference Yearbook’을 사용해 건설인력의 생산성과 인건비를 분석한 결과, 국내 건설인력의 노동생산성은 비슷한 소득 수준의 국가에서 기대되는 노동생산성보다 높으며, 인건비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 노동생산성 지수는 미국이 기술자와 기능인력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으며,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 이어 우리나라는 12위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건설인력의 인건비 수준은 ▲건설기술자 인건비 29위 ▲일반기능인력 인건비 33위 ▲숙련기능인력 인건비 41위로 나타나 27위를 차지하는 국가 소득수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국내 건설인력의 인건비가 높다는 인식과는 반대되는 결과이다.
성유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국내 건설산업은 낮은 비용으로 양질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 터키, 인도 등 개발도상국과의 인건비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고임금은 낮은 생산성과 함께 국내 건설산업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ENR지’에 따르면, 지난 98년 국내 건설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0%, 국가 순위 9위였으나, 지난해에는 시장 점유율 2.9%, 국가 순위는 호주, 터키에 밀려 11위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 연구위원은 “결국 건설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원인은 소득수준이 상승하였음에도 과거와 같이 개발도상국들과 인건비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향후 국내 건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건설인력의 전문 지식 및 숙련도 향상 등 새로운 경쟁 체계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