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이 경쟁력] 건설연, 불연소재로 노후시설물 수명 늘린다
[신기술이 경쟁력] 건설연, 불연소재로 노후시설물 수명 늘린다
  • 이태영 기자
  • 승인 2020.08.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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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중 2배, 수명 3배 등 성능 향상…기존 공법대비 시공비 45% 절감
개발 공법 개요도(자료제공=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개발 공법 개요도(자료제공=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이코노미뉴스 이태영 기자] 터널‧교량 등 기존 노후 콘크리트 시설물의 하중과 수명을 늘리는 보강‧보수 공법이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한승헌, 이하 건설연)은 불연소재인 탄소섬유 보강재와 시멘트 혼합물을 활용해 노후시설물의 하중저항능력을 2배, 내구수명을 3배 향상시킬 수 있는 보강공법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건설연 김형열 박사 연구팀은 기존 탄소섬유 접착공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유기계 접착제 대신 시멘트 혼합물을 활용하는 공법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공법은 노후 시설물 표면에 격자 형상으로 제작한 탄소섬유 보강재와 고성능 시멘트 혼합물을 일체화 시공해 보강하는 공법으로, 시멘트 혼합물이 접착제 역할을 대신한다.

특히 탄소섬유와 시멘트 혼합물 모두 불연소재이기 때문에 내화성능이 우수해 화재위험에 노출된 시설물 보강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젖은 구조물이나 동절기에도 시공이 가능하며, 누수가 발생해도 떨어지지 않는 등 기존 접착공법의 단점을 크게 보완한 것이 장점이다.

또한, 탄소섬유는 철근처럼 부식하지 않기 때문에 제설제를 사용하는 도로시설물이나 염분에 노출되는 방파제와 같은 해양항만시설물 보강에도 효과적이다.

연구팀은 개발 공법의 성능 검증 결과, 구조물의 하중저항능력이 2배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건설연에서 개발한 시멘트 혼합물에는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산업부산물(고로 슬래그 미분말)이 50% 배합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시멘트 혼합물에 비해 재료비는 50% 절감되고 내구수명은 3배 이상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번 공법은 주택과 같은 소형 시설물 보강시에는 인력시공이 가능하고 교량, 터널, 지하철과 같은 대형 시설물 보강시에는 기계화 시공이 가능해, 시공속도를 기존 대비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경제성 측면에서는 기존 탄소섬유 접착공법에 비해 약 45%의 시공비 절감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얇은 판넬 형태로 건축용 외장재, 시설물 보강용 자재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어 판넬에 불연 단열재를 추가하면 화염에 취약한 자재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승헌 원장은 “고강도, 비부식성 등 강점을 가진 탄소섬유는 건설산업에서 철근이나 강철선을 대체할 수 있는 건설재료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앞으로 탄소섬유를 고내구성과 장수명이 요구되는 노후시설물 보강 등 건설산업 전반에 활용하는 연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발 성과는 지난 5월과 7월에 국제학술지인 Materials와 Composite Structures에 각각 게재됐으며, 개발 공법은 국내외 특허로 등록됐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요사업의 예산을 지원을 받아 수행 중에 있으며 올 하반기에 공용중인 시설물을 대상으로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