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사협회, ‘관리사무소장 살해’ 강력 규탄…재발 방지 촉구
주택관리사협회, ‘관리사무소장 살해’ 강력 규탄…재발 방지 촉구
  • 이태영 기자
  • 승인 2020.11.10 1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서 피해자 유가족‧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합동 기자회견 개최
국회 정문 앞에서 故 이경숙 주택관리사 유가족 대표(중앙)가 탄원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 제공 :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국회 정문 앞에서 故 이경숙 주택관리사 유가족 대표(중앙)가 탄원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 제공 :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지난 10월 28일, 인천 서구 모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재산인 관리비를 지키려던 관리사무소장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휘두른 흉기에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피해자 유가족과 주택관리사들이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협회장 황장전)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가해자 엄벌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제도 개선 방안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탄원문 낭독, 삭발식 진행,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어 유가족 대표와 협회 관계자는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실을 방문해 면담을 진행하고 제도 개선 촉구안 등을 전달했다.

탄원문에서 유가족 대표(친언니)는 “동생이 살해된 이유가 입주민의 관리비를 지키려고 관리사무소장으로서 본연의 업무를 소신껏 수행하다가 당한 일이라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가 꿇어 오른다”며 “구십 늙은 노모는 막내 딸을 잃은 슬픔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오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동생을 참혹하게 살해한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주실 것을 강력하게 요청드린다”며 “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모든 주택관리사, 특히 여성 관리사무소장이 더 이상 터무니없는 갑질 피해를 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입주민 재산을 소신 있고 당당하게 지킬 수 있는 제도개선이 이뤄지길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 6만여 주택관리사들은 이번 사건을 공동주택 입주민의 권익과 안전한 주거생활을 위해 선관주의에 따라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 주택관리사의 정당한 업무집행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며 “공동주택 일부 구성원의 잘못된 인식이 누적되고 곪아오며 자행됐던 관행이 ‘살해’라는 극단적 형태로 발현된 실로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또한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조사해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고, 관리업무에 폭행, 살인 등 재발 방지를 위한 가중처벌 규정 즉각 마련 ▲주택관리사를 포함한 공동주택 관리업무 종사자에 대한 갑질 방지와 인권보호를 위한 (가칭)이경숙법 제정 ▲정당한 업무집행의 독립적 지위 확보를 위한 최소임기제, 공공관리사무소장제도 도입과 필수 관리기구 조직편제 기준안 마련 ▲입주자대표회의의 부당한 의결을 방지하고 공동주택 관리전문가에 의한 책임있는 집행을 통해 입주민의 권익보호가 실현될 수 있도록 부당간섭 금지제도 강화 ▲정부 및 지자체는 공동주택 관리업무의 체계적 지도감독을 위한 별도의 독립 부서를 신설하고, 공동주택 관리전문가 확충을 위한 예산 확대 편성 등 5가지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6만여 주택관리사는 관리업무현장의 그 어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맞설 것”이라며 “공동주택 관리현장 내에 만연한 갑질 등 잘못된 관행들을 타파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공동체관리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9일과 30일 저녁, 인천 서구 모 아파트 단지 내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서 주택관리사들과 주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고인을 기리는 촛불 추모제가 진행됐다. 31일 새벽에는 고인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협회는 지난 달 30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유가족과 함께 진상조사단을 설치ㆍ운영해 사건 경위 파악, 피해자 산재처리, 민ㆍ형사상 대응 및 명예보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본회 및 17개 시도회 사무실에 분향소를 설치한 가운데 주택관리사를 포함한 전국 공동주택 관리종사자가 함께하는 ‘근조 리본 달기 캠페인’을 추진하고, 11월 4일부터 국회 앞에서 전국 주택관리사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밖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피살 사건과 관련, “관리사무소장을 무참하게 살해한 동대표를 엄벌해 주시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을 제정해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3705)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