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안 원장의 건강상식] 연말연시, 과로 과음으로부터 몸 지키는 색깔 음식
[정이안 원장의 건강상식] 연말연시, 과로 과음으로부터 몸 지키는 색깔 음식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20.11.23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장인들에게 연말연시는 송년회, 인사이동, 승진, 이직 등으로 회식자리에 불려 다니느라 퇴근 후 시간이 더 바쁜 때다. 그래서인지 이맘때 한의원을 찾아오는 직장인들은 과로와 과음으로 몸이 축이 나서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진료실에서는 당장 과로 과음으로 생기는 여러 가지 질병들을 치료하기 바쁘다보니 한사람씩 일일이 음식 처방까지 해서 돌려보낼 시간이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 달엔 필자가 집필했던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가지(정이안 저/ 고려원 북스)” 책의 내용을 기본으로 과로, 과음으로부터 몸 지켜주는 색깔음식을 다섯 가지 색깔(녹, 적, 황, 백, 흑)로 나누어 정리해보았다. 

매실(녹색음식)
매실의 탁월한 효능 중 으뜸은 피로회복에 좋다는 점이다. 매실에는 구연산, 사과산, 화박산 등 유기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그 중에서도 구연산이 특히 풍부한데 구연산은 우리 몸의 피로 물질인 젖산을 분해시켜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즉, 매실을 오래 먹으면 좀처럼 피곤하지 않고 체력도 좋아진다. 매실은 신맛이 강하지만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매실을 꾸준히 먹으면 체질이 산성으로 기우는 것을 막아 알칼리성으로 유지할 수 있다. 육류와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서 체질이 심하게 산성화되어 두통, 현기증, 피로감, 초조감이나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에게 매실은 필수적인 식품이다. 매실 속의 피루부산 성분은 간의 기능을 상승시켜주므로 간기능 향상에도 좋고 숙취에도 좋다. 매실의 상한 신맛은 근육의 피로를 풀고 혈중 독소를 해독하는 등 오장 가운데 간을 가장 이롭게 한다. 초여름에 풋 매실 말린 것을 황설탕에 재어 밀봉하고 실온에 10여일 놔두면 매실이 둥둥 떠오르는데 매실은 건져내고 시럽만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한번에 3-4 티스푼씩을 생수에 타서 차처럼 마시면 간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이나 과음한 다음날 숙취가 심한 사람은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은 어김없이 설사를 심하게 하는 사람에게도 매실이 좋은 약이 된다. 매실의 신맛은 소화기관에 영향을 주어 위장, 십이지장 등에서 소화액을 내보내게 하기 때문에 매실즙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정상화시키는 작용이 있어 위산 과다와 소화불량에 모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소화기관을 자극해서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니, 소화가 되지 않고 속이 더부룩하며 답답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매실에 함유된 카테킨산, 사과산등은 장운동을 도와 변비를 해소하면서도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으니 만성 변비, 만성설사,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 대장 기능이 약해져서 오는 질환에 좋으니 아침 공복에 매실 1-2개를 매일 먹는 것이 장을 튼튼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

토마토(붉은색 음식)
한방에서는 토마토를 ''번가(蕃茄)''라고 부르며 달면서도 약간 신맛이 있고 찬 성질이 있어 갈증을 멎게 하고 소화를 돕는 음식으로 인식하고 있다. 토마토를 잘라보면 수분이 꽉 차있다. 기(氣)가 냉하고 습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음식은 갈증을 멎게 하고 많이 먹으면 변을 무르게 하는데 토마토가 그런 음식이다. 또한, 토마토는 신맛과 단맛이 함께 있다. 소화를 촉진시키고 식욕을 돋우는 대표적인 맛은 바로 새콤달콤한 맛인데 토마토의 맛이 바로 이런 맛이다. 과음한 다음날엔 속도 울렁거리고, 탈수증 때문에 심한 갈증과 두통이 동반되는데, 이럴 때 토마토를 먹으면 위벽도 달래주고, 수분도 보충해주기 때문에 신체 기능이 향상되어 숙취가 빨리 없어진다. 또한, 토마토에도 신맛을 내는 사과산과 단맛을 내는 과당, 포도당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근육의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주기 때문에 천연 피로회복제로도 손색이 없다. 
(tip)과음으로 인한 위염에 토마토사과 주스 : 토마토와 사과를 4:1비율로 섞어 만든 사과토마토주스를 먹으면 좋아진다.

사과(붉은색 음식)
사과는 펙틴과 섬유질이 많아서 소화 흡수를 도와주고 변비를 예방하며 장을 깨끗이 하는 효과가 뛰어난데, 예로부터 사과는 장에 좋은 과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사과 주스는 환자나 어린이들의 장염에도 먹일 수 있는 드물 과일의 하나다. 섬유소인 펙틴은 설사를 멎게 하고 변비 환자에게는 대변이 잘 나오게 하는 효과가 있다. 사과는 위액 분비를 활발하게 해서 소화를 도와주며 철분 흡수율도 높여 준다. 또한 사과산과 구연산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유기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피로 해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알코올 분해 작용이 있어 음주 후 숙취 해소에도 좋다. 피곤하고 식욕도 없을 때 사과를 먹으면 사과에 함유되어 있는 사과산이나 구연산 등의 유기산이 피로회복에 효과를 발휘한다. 사과의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능금산, 구연산, 주석산(酒石酸) 등 유기산이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피로를 풀어준다.
(tip) 사과탕 : 변비, 피로회복에 좋은 영양식
: 사과는 껍질째로 반을 자르고 씨 부분은 둥글게 파낸 다음 냄비에 담고 건포도를 조금 넣고 사과가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끓인다. 건포도가 통통해지고 사과가 말갛게 익어 사과향기가 우러나오면 설탕으로 단맛을 맞추고 물에 녹인 녹말을 조금씩 넣어 약간 걸쭉하게 되도록 끓여낸다. 뜨거울 때 그릇에 담고 계핏가루를 뿌려 내거나 차게 식혀 먹어도 좋다. 

꿀 (노란색 음식)
꿀은 꽃가루 특유의 비타민, 단백질, 미네랄, 방향성 물질, 아미노산 등의 이상적인 종합 영양 성분 이외에 효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식품>이라고 하며, 포도당과 과당을 주성분으로 하기에 흡수가 아주 빨라 얻을 수 있는 피로 회복 효과는 어떤 식품과도 비교할 수 없는 벌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벌꿀(蜂蜜)은 오장육부를 편안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며, 비위를 보강하고 아픈 것을 멎게 하며 독을 풀 뿐 아니라 온갖 약을 조화시키고 입이 헌 것을 치료하며 귀와 눈을 밝게 한다’고 쓰고 있다. ‘신혼’을 ‘허니문(Honeymoon; 蜜月)’이라고 한 것은 스칸디나비아에서 신혼부부에게 한 달간 꿀을 먹게 한데서 유래했는데, 꿀 속에 사람에게 필요한 미네랄과 비타민이 듬뿍 들어있어 급속히 피로를 회복시켜 주고 노화를 방지하며 정력을 돋우어주는 효과가 있으니, 당시에는 신혼부부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 꿀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음한 다음날 아침 공복에 타먹는 ‘꿀물’ 한잔은 이런 까닭에 빠르게 숙취를 해소시켜주고 피로를 풀어주며, 속도 달래주는 명약이 된다. 소음인의 숙취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인삼 갈은 것에 꿀을 타서 뜨거운 물을 부은 ‘인삼 꿀차’가 더 좋다. 

늙은호박(노란색 음식)
한방에서는 늙은 호박을 남과(南瓜), 호박씨는 남과인(南瓜仁)이라는 이름으로 약재로 사용했는데, “약성이 감미롭고 따뜻하며 보중(補中), 자양(滋養), 강장(强壯)의 효과”가 있다 하여 허약한 소화 기능을 따뜻하게 보하고 영양을 보충하며 기운을 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호박의 당분은 소화 흡수가 잘되면서도 위 점막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어서 위장이 약한 사람, 위궤양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도 좋으니, 과음한 다음날 속쓰리고 아플 때 늙은 호박찜이나 늙은 호박으로 만든 호박죽을 먹으면 속이 편안하다. 또한 호박에는 비타민 A, B2, C가 듬뿍 들어있으니, 호박을 먹으면 따로 비타민 제제를 챙겨먹지 않아도 될 정도인데, 애주가들은 비타민이 부족한 경우가 많으므로 특히 호박을 가까이 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굴(흰색음식)
세계인의 식탁에서 사랑받고 있는 굴은 흡수율이 높고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환자의 체력 회복에도 좋아서 ‘바다의 우유’라는 별명답게 완전식품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단백질 함량은 우유(3%)보다 많은 10%에 이른다. 또한, 각종 비타민과 함께 철분, 요오드, 칼슘, 망간 등의 무기질이 풍부해서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는 영양식이다. 또한 굴의 당질은 대부분이 글리코겐인데, ‘동물성 녹말’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소화 흡수가 빨라 칼로리로 금새 변화되기 때문에 지친 몸에 재빨리 활력을 준다. 또한 굴에는 조혈효능이 있는 철분, 아연, 인, 칼슘이 고루 들어있어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이다. 단지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이유로 굴을 외면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물론 굴은 돼지고기나 마요네즈보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몸에 이로운 단백질 식품들이 거의 그렇듯 굴에 있는 콜레스테롤은 불포화지방산이다.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포화지방산과는 다르다. 오히려 굴은 약알칼리성 식품이라서 피를 맑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천연 식초(흰색 음식)
입맛이 없고 피로가 쌓일 때 새큼한 식초가 든 음식을 먹으면 입맛이 나고 피로가 가시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식초 중에 포함되어 있는 구연산이 피로와 노화의 원인인 유산의 발생을 방지하거나 없애주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식초를 마시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몸 속의 낡은 물질이 남아있지 못하게 하므로 피로가 가시고 노화도 예방 된다. 식초의 비밀은 그 주성분인 초산과 구연산 등 60여종의 유기산에 있다. 식초 속의 유기산은 물에 녹는 항산화제로, 수분이 있는 조직 속에 머무르면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에너지 방출을 도우며 몸 속에 있는 낡은 물질과 몸에 나쁜 활성산소를 없애줄 뿐 아니라 육체노동이나 운동을 하고 나서 몸에 쌓이는 젖산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니, 식초를 먹으면 피로가 빨리 풀어지고 신체는 잃어버린 활력을 회복하게 된다. 
과음한 날은 천연식초 한 숟가락을 물 한 컵에 타서 마시고 자고, 다음날 아침에도 한 컵 마시고 출근하면 피로회복도 빠르고, 숙취도 빨리 해소되어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칡(검은색 음식)
<동의보감>에서는 “칡은 맛이 달고 두통을 낫게 하며 근육을 풀고 땀을 내게 하며 술독을 풀어준다. 목마른 것을 그치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가슴에서 열이 나는 것을 치료한다”고 하였고, 이제마 선생의 <동의수세보원>에서는 칡을 “태음인(太陰人)약”으로 구분해 놓았는데, 칡이 태음인의 발한을 돕고 태음인의 왕성한 간열(肝熱)을 식히면서도 폐의 부족한 진액을 끌어올려주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이유다. 오래전부터 한방에서는 칡뿌리를 갈근(葛根)이라 하여 약재로 사용해 오고 있는데, 갈근은 서늘한 성질로 열을 내리며 진액을 보충해주고 갈증을 해소시켜준다. 
술을 과하게 마신 후에 칡즙이나 칡차를 마시면 술의 독성을 푸는 데 긴요한 작용을 하므로 애주가는 이 효능을 기억해둘 만하다. 한방에서는 주독을 푸는데 칡꽃, 즉 갈화(葛花)를 사용하고 있는데, 유명한 “갈화해성탕(葛花解醒湯)이 갈화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 주독 처방이다. 칡꽃을 응달에 말려 가루를 내어 놓았다가 과음한 직후나 다음날 묽게 탄 꿀물에 칡꽃 가루 두 스푼 정도를 타서 마시면 그보다 더 좋은 약이 없다. 
(tip) 숙취를 해소하는 칡가루(갈분)꿀 차
: 숙취에는 갈분(칡가루)을 물에 풀어 꿀을 타서 마신다. 갈분은 칡을 짓찧어 즙을 짜낸 다음 가라앉혀 물로 여러 번 우려내고 말려 만든다

포도(검은색 음식)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포도는 근육과 뼈를 강화하고 기력과 의지를 길러주며 몸을 튼튼히 하고 오래 먹으면 불로장생과 상통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였고, 한방에서 포도는 습비(濕痺)를 제거하여 몸을 건강하게 하며, 추위를 쉽게 견디게 하고 오래 계속 섭취하면 몸도 가볍고 수명도 연장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았다. 
피로하고 갈증이 날 때 포도를 먹으면 금방 피로가 회복되고 기운이 나는데 이는 포도의 단맛을 내는 포도당과 과당 때문이며, 이들은 체내에 쉽게 흡수돼 피로회복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포도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체액이 산성화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쉽게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정이안 원장한의학 박사로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이다. 저서로는 ‘몸에 좋은 색깔음식50’, ‘내 몸에 스마일’, ‘샐러리맨 구출하기’, ‘스트레스 제로기술’ 등이 있다. www.jclin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