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30·40대, 능력 기반한 실거주용 주택 구매 많아”
건산연, “30·40대, 능력 기반한 실거주용 주택 구매 많아”
  • 이태영 기자
  • 승인 2020.12.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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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R‧연체율 분석…“대출, ‘영끌’보다는 ‘능력’에 가까워” 분석

[건설이코노미뉴스 이태영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30, 40대를 중심으로 큰 빚을 내서 주택을 구매하는 소위 ‘영끌(주택담보대출, 기타대출을 모두 활용해 주택을 매입하는 행위)’ 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재영)은 지난 3일 신용평가기관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대표 황종섭)와 함께 발표한 ‘CERIK·KCB Housing Market Insight’ 보고서를 통해 최근 30·40대의 아파트 매수세가 매서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PIR이나 연체율 등을 기반으로 볼 때 영끌보다는 능력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연령대별 매수자 특성을 분석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구매시 기타대출 상품을 활용하는 비율은 30·40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1.3%p∼3.1%p)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상은 금융규제 도입(2017.2Q) 이후 나타났는데 현재 기타대출 활용 비율이 이전 시기보다 특별히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주택구매에서 기타대출 활용 비율이 높아진 것은 2018년 1분기 이후 평균보다 0.6%p∼1.1%p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PIR과 연체율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30·40대의 대출은 영끌보다는 능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PIR의 경우 서울 평균 PIR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연체율은 0.4% 수준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수준을 지켜내고 있다.

다른 이유는 30대의 낮은 임대업 종사율이다. 건산연과 KCB는 20∼40대의 다주택자 비율이 낮고 30대의 임대업 종사율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현재 주택 수요가 가수요(假需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30·40대의 불안 심리와 소득 향상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20대와 30대는 40대 이상 그룹 대비 다주택자 비율이 10%p 이상 낮고, 40대 역시 대출을 활용한 그룹에서 50세 이상 그룹 대비 다주택자 비율이 낮다.

특히 30대는 부동산임대업 종사 비율이 전 연령에서 가장 낮고 수익률도 낮다는 점을 보면 주택을 투자목적으로 구입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한편, 30·40대와 달리 20대의 주택매입은 투자성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연구위원은 “건령 20년 이상 (노후)주택을 매입한 비중은 20대가 56.0%에 달했으며, 20대 다주택자 중 34.5%가 기타대출을 활용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러한 점을 통해 이들 연령대가 가장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띄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건산연과 KCB는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황구매 현상이 영끌이 아니라 능력에 기반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영끌과 능력은 금리에 따라 손쉽게 갈릴 수 있고 20대의 공격적 투자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금융안정정책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 부동산 규제 수준을 고려할 때 당분간 영끌과 갭투자가 아닌 실거주 및 주거 공간 상향을 위한 수요가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여 이들의 수요에 적합한 수급 방안과 제도 개선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