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청문회場'된 건축사공제조합 총회 "국토부 감사 요청하겠다"
[현장 스케치]'청문회場'된 건축사공제조합 총회 "국토부 감사 요청하겠다"
  • 박기태 기자
  • 승인 2021.03.0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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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사공제조합 조태종 이사장이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있다(출처:본보 DB)
대한건축사공제조합 조태종 이사장이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있다(출처:본보 DB)

 

[건설이코노미뉴스]"(이사장님)조합의 주인이 누구인가요?,  왜 정관을 위배하면서 독단적으로 조합을 운영하는 이유는 뭔가요!"<조합원 A씨>

"이사장의 전횡에 대해 국토교통부 감사를 정식으로 요청하겠다"<J 비상근감사>

"조합원과의 철학이 맞지 않는다면 이사장직 사퇴하겠다"<조태종 이사장>

건축사공제조합 2021년 제6회 정기총회에서 나온 살벌한 발언들이다.  지난 4일 열린 건축사공제조합 총회는 9320개사의 조합원들이 모인 조합의 주요 업무보고 및 부의안건 등의 회순으로 진행된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조태종 이사장의 부적절한 조합 운영을 지탄하는 조합원들의 맹비난이 쏟아졌다.

이날 총회장에서는 올 초 실시된 건축사공제조합 정기감사 보고 직후 조합원들의 '분노 게이지'는 천장으로 치솟았다. 그 배경에는 조태종 이사장의 정관 및 규정 위배 등의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한 순간에 총회장은 조합원들의 성토(聲討)장으로 변해 버렸다.

작성된 감사 보고서에는 지난 2019년 취임한 조태종 이사장의 예산집행과정의 정관 위배, 비상식적 자금운용 행태, 20억 고액 출자자의 문제점 등 각종 의혹을 둘러싸고 조합원들이 진위여부를 캐 묻는 비견, '이사장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현 이사장의 '주먹구구식 조합 운영 실태'에 대해 십자포화가 이어졌다. 총회장 내 몇 안되는 한 여성 조합원은 "조합의 주인이 누구인가, 왜 이사장이 조합원들의 결정 사안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조합 출자금을 마음대로 운용하느냐"며 따져 물었다. 조 이사장이 금융투자 상품을 매입하면서 조합 내 리스크관리위원회 협의도 없이,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독단적으로 운영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이른바 '조합원 패싱' 문제를 거론하며 조합 이사장과의 일문즉답을 현장에서 요청했다.  건축업계에서 오랫동안 연구개발 분야를 다룬 경험이 있다는 이 조합원은 여러가지 질문을 이어 가던 중 "중장기적인 조합의 정책수립 및 홍보방안 등을 검토.제언하기 위해 감사 자료를 요청했지만, 이사장은 '개인정보보호법과 배임죄'라는 사유로 거절 당했다"며 이사장의 전횡이라며 개탄했다.
  
이러한 조합원들의 지적사항에 조 이사장은 "조합을 운영하면서 정관을 위배한 적없다"며 꼿꼿한 자세로 일축하면서 "조합원들과 (운영)철학이 맞지 않을 경우 (이사장)을 사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물론, 지난 2016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법인설립 인가를 받은 조합의 각종 운영 체계가 아직까지 미흡하다는 점에서 조합 이사장의 직무에 대한 애로사항도 클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조합 이사장의 이같은 '기세등등'한 모습은 조합원들에게 더 깊은 '불신과 반감'을 초래 할 수 밖에 없다. 조합 운영권을 쥐고 있는 이사장이기에 조합원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답변할 '의무'는 마땅히 여겨진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감사 결과에서 드러난 이사장의 '눈덩이 처럼 불려진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규정을 통해 조합원들을 이해시킬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금까지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일촉즉발'의 상황도 배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사장)의 자금운용과 관련, 규정 위반에 책임을 지고, 낮은 금리 예치로 인한 차액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변제해야 한다. 이를 받들여지지 않을 경우 국토교통부 감사를 정식적으로 요청하겠다"는 조합원들의 뿔난 민심이 들끓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외침은 단 하나다,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들이다". 이를 외면하는 '불통'의 이사장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