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ㆍ대안설계심의제도 '계륵(?)' 될라
턴키ㆍ대안설계심의제도 '계륵(?)' 될라
  • 박기태 기자
  • 승인 2009.12.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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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P 연구원 "특정 설계사무소 밀어준 경우 봤다" 주장


-P 연구원 : "저도 그동안 턴키설계심의위원으로 많이 참여 했지만, 그사람(영업담당)들 정말 대단합니다. 제가 (턴키설계)심의위원으로 선정된 걸 귀신같이 알고 있더군요"

-기자 : "그럼 이번에 개정된 턴키ㆍ대안제도가 실효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P 연구원 : "이번 턴키ㆍ대안제도의 핵심은 (턴키설계)심의위원들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인데 우리나라 정서상 지연, 학연, 혈연 등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현실을 볼때 새로운 턴키 개정안도 성공적인 제도로 자리매김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몇일 전 현직 연구원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동안 많은 턴키 건설공사 설계심의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는 P 연구원과의 오고간 대화 내용들이다.

P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인천 OO 턴키건설공사 설계심의위원으로 선정이 됐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아파트 거실 불을 켜자 마자, 모 건설사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자사의 설계가 좋은 점수를 받도록 잘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무척이나 황당했다며 이 같은 경험담을 털어놨다.

P 연구원은 공기업(발주처)에서 15년을 몸담고 있으면서 그동안 수없이 턴키ㆍ대안 설계심의위원으로 선정 되어 건설사 영업담당자들의 로비를 수도 없이 거절한 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P 연구원은 발주처 퇴임 임원과 현직 직원들의 유착으로 '특정 설계사무소'를 밀어준 경우도 '비일비재'했다며 턴키ㆍ대안 제도의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였다.

즉, 공기업 임원으로 재직하다 퇴임 한 후 설계무소에 입사해 자신이 몸담았던 발주처에서 현상 설계공모가 나올 경우 설계심의위원에 참석한 후배들에게 청탁 및 로비를 통해 자사의 설계가 당선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한편, P 연구원은 "턴키ㆍ대안제도의 본질은 최고의 설계를 바탕으로 고품질을 유도 할 수 있는 장점이 많은 제도임에도 이러한 각종 비리로 얼룩져 제도의 좋은 면이 단점으로 함몰된지 오래됐다"며 "새로운 턴키ㆍ대안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심의위원의 도덕성이 먼저 바로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