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물유지관리업 밥그릇 뺏으려던 국토부, 졸속 정책 ‘발목’
시설물유지관리업 밥그릇 뺏으려던 국토부, 졸속 정책 ‘발목’
  • 이태영 기자
  • 승인 2021.07.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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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시설물유지관리업종 폐지는 ‘부당’ 결정
“2029년까지 업종폐지 유예”…시설물업계 ‘환영’
시설물유지관리사업자들이 세종시 정부 청사 앞에서 국토교통부가 추진중인 시설물유지관리업종에 대한 강제 폐지 정책에 반대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진행하고 있다.
시설물유지관리사업자들이 세종시 정부 청사 앞에서 국토교통부가 추진중인 시설물유지관리업종에 대한 강제 폐지 정책에 반대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진행하고 있다.

 

[건설이코노미뉴스] 이태영 기자 = 국토교통부가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으로 시설물유지관리업종을 폐지하는 정책을 추진했으나 결국 제동이 걸렸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이하 권익위)는 최근 국토교통부의 시설물유지관리업 폐지 정책에 대해 약 8개월 간의 조사·심의를 마치고, 업종폐지는 부당하다는 결론과 함께 오는 2029년까지 업종폐지를 유예하라고 통지했다.

이로써 시설물유지관리사업자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업종 폐지 정책을 강행했던 국토교통부는 정책추진에 난항을 겪게 됐다.

권익위는 지난해 10월 시설물유지관리사업자 등 2만4535명이 ‘시설물유지관리업 폐지 이의’를 신청한 고충민원에 대해 약 8개월 간 조사를 거쳐 지난달 28일 열린 심의의원회에서 부당하다고 의결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시설물유지관리업종을 폐지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유효기간을 2029년 12월31일까지 유예해 당사자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업종폐지로 인한 영향력을 정기 모니터링해 시설물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미비점을 수정·보완 조치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먼저 “국토부의 시설물유지관리업종 일방적 폐지 결정은 직접 이해당사자들과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점 등 정책 결정 과정이 하자로 인정되며, 업종폐지 결정 경위도 부실하고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업종폐지에 따른 유예기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건설업 특성상 업종폐지로 인해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경우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안정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국토부가 부여한 유예기간 3년은 사법시험제도와 비교하더라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가 업종폐지 배경으로 주장한 시설물유지관리업종의 만능면허, 타 업종간 분쟁, 불법하도급 등도 업종폐지 사유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권익위는 덧붙였다.

권익위의 결정이 알려지자 시설물유지관리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설물업계 관계자는 “이번 권익위의 결정은 국토부가 얼마나 업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책을 추진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안전하고 지속적인 시설물유지관리를 위해서라도 업종폐지 정책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설물업계는 그동안 업종폐지 정책에 격럴히 반대하며 71일째 국토부 청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이번 권익위 결정이 관철될 수 있도록 정부청사 앞에서 권익위 결정 수용 촉구 및 국토부 규탄을 위한 대규모 집회를 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