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크레믈린' 한국도로협회, 내부 감사 시스템 부재 논란 
[단독]'크레믈린' 한국도로협회, 내부 감사 시스템 부재 논란 
  • 박기태 기자
  • 승인 2022.02.1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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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감사서, 협회 3년간 '내부 감사규정 운용 및 관리 미흡' '들통'
But...경미한 행정처분 '통보'에 그치면서 '솜방망이' 처벌 지적
'주먹구구식 협회' 운영...'곧 협회장의 직무태만아니냐'는 주장도 
한도도로협회 홈페이지 캡처
한도도로협회 홈페이지 캡처

 

[건설이코노미뉴스] 국토교통부 고위 관료 출신이 협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국도로협회(회장 김진숙)의 '내부 감사 시스템 부재(不在)' 문제가 드러났지만, 경미한 행정처분에 그치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부가 최근 한국도로협회(이하 협회)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 협회가 '내부 감사규정 운용 및 관리 미흡'이 적발된 가운데, 수위 낮은 행정조치(통보)를 내린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부의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도로협회는 '정관 제42조에 따라 협회의 내부감사에 관한 사항과 감사직무 수행에 필요한 기준 및 절차'를 감사규정(협회)에서 정해 운용하고 있다.

협회 감사규정 제3조에 따르면 감사업무는 회계 및 이와 관련된 업무의 감사, 관계 법령과 협회 정관 및 규정 등에서 정하는 업무에 관한 감사, 회장 또는 감독기관이 요청한 감사로 정하고 있으며, 같은 규정 제4조에 따르면 정기감사, 일상감사, 특별감사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협회는 이러한 내부 감사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는 협회에서는 감사계획을 수립해 회계 및 이와 관련된 업무의 감사, 관계규정 등에서 정한 업무에 관한 감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부서의 주요업무에 대한 일상감사 또는 특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실제로, 협회는 2018년 1월 1일부터 2021년 5월 18일 감사일 현재까지 3년 동안 매년 회계에 관한 감사 외에는 감사계획을 수립하지 아니한 채 관계규정 등에서 정한 업무에 관해 실시하는 정기감사와 일상감사, 특별감사 등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국토부는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정기감사는 감사계획에 의거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감사이며 일상감사의 경우는 부서의 주요업무 집행에 앞서 그 업무의 적법성.타당성 등을 검토.평가하는 감사를 말한다. 아울러, 특별감사는 감사 필요성이 인정되거나 회장 또는 감독기관의 요구가 있는 경우 실시하는 감사를 뜻한다. 

이처럼 국내 굴지의 건설사 등 180여개 회원사를 둔 도로협회가 내부 감사를 몇년(3년) 동안, 한 차례도 실시 하지 않은 등 '주먹구구식 협회'로 운영돼 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국토부측이 내부 감사 규정을 어긴 협회측에게 내린 행정조치(통보)는 '하나마나한 형식적인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이번 행정조치에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부 고위 관료 출신이 협회 수장으로 있어 '전관예우에 따른 봐주기 감사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토부 고위 관료 출신인 김진숙(전 행복청장) 현 도로공사 사장이 도로협회장직을 겸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도로협회가 이른바 속을 알수 없는 '크레믈린'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협회장 겸직을 맡고 있는 협회는 주로 국내 대.중.소 주요 건설사 등 180여개사의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는데, 내부감사를 3년 동안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타기관에 비해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로분야를 대표하는 공익법인인 협회는 정관 3장12조에 의거해 '감사는 회계 및 업무집행을 감사해야 한다'는 협회 내부감사 규정이 명시돼 있으며, 총 3명의 감사도 위촉돼 있다"면서 "협회 내부감사 시스템 부재 문제는 곧 협회장의 직무태만이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본보는 도로협회의 잇단 제보에 따라 다음호에는<180여개 회원사 거느린 '속' 알수 없는 도로협회>, <"내부감사 규정 쯤이야", 국토부 고위 전관예우 프리패스(?)> 등의 한국도로협회 시리즈 기사를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