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김태곤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원장 - “30년 공직 경험 살려 건설기계 안전분야 최고 기관 만들 것”
[특별인터뷰] 김태곤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원장 - “30년 공직 경험 살려 건설기계 안전분야 최고 기관 만들 것”
  • 이태영 기자
  • 승인 2022.03.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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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관리원 위상 재정립…사회적 가치창출 강화
안전가치 선도하는 글로벌한 혁신기관 도약 강조

 

지난해 11월 22일 취임한 김태곤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장(1963년생)은 국토교통부에서 30년간 일해 온 건설안전 분야 전문가다. 오랜 시간 건축학을 공부했고, 국토부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단 과장,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국장과 건설정책국 시설안전과장 등을 두루 역임한 김 원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수평적 네트워크로 소통하면서 성과를 만들어 내는 방식의 업무를 해왔다”며 “공직에서 체득한 경험을 살려 기관을 건설기계 안전분야 최고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1문 1답. <편집자>

 

Q. 먼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을 소개해 주신다면.

A. 저희 기관은 지난 1997년 설립됐습니다. 현재 ‘건설기계관리법’에 근거해 건설기계 안전 확보로 국민의 재산과 생명보호를 위해 검사와 형식승인신고, 타워크레인 총괄관리, 조종사 안전교육, 홍보, 정보의 종합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도에는 기타공공기관, 2019년에는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 및 타워크레인 총괄기관으로 지정됐고, 서울 서초 본부에 50명, 전국 18개 지역검사소에 170명이 근무 중입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조기극복을 위한 수검자 방역지원과 국민이 체감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Q. 건설기계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분야입니다. 독자들에게 건설기계 산업현황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A. 대한민국 건설산업 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끈 건설기계는 현재 53만대에 이릅니다. 법에는 건설공사에 사용할 수 있는 기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토공기계와 광산기계, 산업용차량으로 구분됩니다. 국내 연간 생산량은 7.7조원으로 세계 6위권(4.5%)이고 이 중 수출은 4.9조원(64%)을 차지할 정도로 이 분야 강국에 해당합니다. 국내에는 건설장비와 부품 및 완제품 제조사 등 약 700개사가 운영 중이고 4만여 명이 종사하고 있습니다. 건설기계는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굴착기(포크레인), 지게차, 믹서트럭(레미콘), 타워크레인 등 27종이 있습니다. 지게차와 굴착기, 덤프트럭이 전체 건설기계의 80%를 차지합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AI 로봇지게차를 비롯해 전기굴착기, 무인 건설기계 등 기술 DNA 자체가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 저희기관의 역할도 새롭게 정립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Q. 건설기계 검사도 생소한 분야입니다. 설명 부탁드립니다.

A. 건설기계 검사는 크게 입고와 출장검사로 나뉩니다. 무한궤도 방식의 불도저, 굴착기 등은 검사원들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검사를 하고, 덤프트럭 등 도로용 장비는 전국 18곳에 위치해 있는 관할 검사소에서 수행합니다. 검사는 총 4가지 종류가 있는데 사용 전에 받는 신규등록검사와 사용단계에서 받아야 하는 정기 및 수시검사, 구조변경 검사를 통해 안전과 성능을 관리합니다.

정기검사는 대부분 1년 주기로 받지만 기종에 따라 2년이나 3년 주기로 받기도 합니다. 검사기간이 도래한 수검자는 한 달 전후로 안전관리원 홈페이지나 팩스 등으로 검사를 신청해야 합니다. 출장검사는 검사일정을 확정해 저희 검사원이 현장에 방문해 검사를 진행합니다. 문제가 발견되면 불합격 처리되고, 추가로 재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입고검사는 편한 날을 선택해 검사소를 방문해 받으시면 됩니다.

Q. 그럼, 주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취임한지 3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최고경영자로서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십니까.

A. 지금 안전관리원은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18년간 정체됐던 검사료가 50% 올라 고객의 검사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한 층 거세졌습니다. 이제 검사는 고객만족형 안전서비스 개선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먼저 공공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아울러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새로운 변화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합니다.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안전가치를 선도하는 글로벌한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건설기계 안전에 대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전종합 전문기관으로 성장하는 것이 기관의 비전입니다. 임기 내 확실하게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Q. 기관 핵심업무인 건설기계 검사는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요.

A. 건설기계 검사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최근 건설기계 기술도 친환경 및 지능형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다 안전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도 한 층 높아졌기 때문이죠. 이제 건설기계 기종과 사용기간 등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현행 검사체계를 생애주기 전반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합니다. 단순히 기계장비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수준이 아닌 정밀하고 확실하게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마이크로 수준의 검사체계로 거듭나야 합니다.

다음으로 글로벌한 경쟁력이 있는 전문적인 기술력을 갖춰 건설기계 안전 분야에서 최고가 돼야 합니다. 지난 25년간 건설현장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쌓아야 합니다. 국내유일의 건설기계 안전 전문기관으로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도록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적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업무수행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Q. 그렇다면 올해 추진하는 대표사업이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오.

A. 정보전산 시스템을 미래형으로 새롭게 개편합니다. 기관 창립 이래 단일사업으론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차세대건설기계관리시스템(CEMS) 구축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저희 기관이 건설기계 안전 분야 전문기관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캠스 구축사업은 올해 7월까지 마무리해서 건설기계 검사시스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합니다. 지금의 전산시스템으로는 검사기법 고도화와 검사역량을 높이는 데 여러 가지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죠.

Q. 캠스가 완성되면 어떤 점이 좋아지고 달라지는지.

A. 먼저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실시간 검사접수가 이뤄지고, 접수되면 곧바로 고객에게 검사일정과 수행 검사원의 정보가 자동으로 안내됩니다. 지금의 아날로그 식 검사일정 배정도 지리정보시스템(GPS)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검사원이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일정시스템도 지능화됩니다. 검사시간이 대폭 단축돼서 검사인력 부족으로 인한 현장직원 불만도 해소될 거로 기대합니다. 검사가 끝나면 해당 검사원은 결과데이터를 태블릿PC 등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바로 입력하고, 고객은 자신의 장비 검사 결과도 이 메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 또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 고객에게 장비이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고장이나 사고사례 영상도 현장에서 서비스 받을 수 있는 등 장점이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모든 검사체계가 웹기반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미래형 스마트워크 검사업무 실현이 가능해 집니다. 자연히 탄소배출 저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처럼 아침에 사무실에 들였다 현장에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 바로 검사현장에 투입될 수 있어 검사차량 이동량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국민 모두에게 양질의 정보제공도 가능해 집니다. 인터넷 연결만 되면 누구나 건설기계 기종별 검사처리 현황이나 사고정보, 지역별 기계장비 등록 및 미수검 현황 등도 실시간 열람할 수 있어 안전정보 서비스 향상에도 많은 발전을 기대합니다.

Q. 지난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습니다. 안전을 책임지는 경영책임자로서 느끼는 체감도 남다르실 것 같은데.

A. 잘 아시겠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사회구성원들 모두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입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고 형벌도 구체화 한 게 특징이죠. 저희 기관도 안전 중심의 업무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안전보건경영시스템 및 KOSHA-MS 인증를 획득해 안전경영 실현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고, 올해는 이들 시스템을 기반으로 안전보건경영에 대한 문화를 내재화 하고자 합니다. 임직원의 안전교육을 종전 수료제에서 평가제로 전환하고, 본부와 전국검사소를 대상으로 한 위험성평가도 확대합니다.

안전관리원은 업무특성상 현장 출장검사가 많은데 많게는 하루 수백 킬로미터를 검사원이 직접 운전해 이동하기 때문에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래서 장거리 검사현장을 가거나 수백 톤짜리 기중기와 같이 거대한 건설기계를 검사하는 검사원에 대한 안전교육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올해를 안전원년을 삼아 무재해를 꼭 달성하겠습니다.

Q. 그런데 타워크레인 사고는 잊을 만하면 발생하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 생각하고 계신 타워 안전대책과 주력사업은 있으신지요.

A. 타워크레인 총괄기관 대표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타워크레인은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 건설장비 중 하나지만 자칫 잘못하면 중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그래서 올해는 타워크레인 민간검사기관을 대상으로 한 불시점검과 현장에서 운영되는 특별점검을 한 층 강화해 나갈 겁니다. 1년에 두 차례 하던 수준에서 네 번으로 두 배 이상 점검횟수를 늘리고, 검사매뉴얼도 표준화합니다. 특히 검사표준화는 기존에 다소 주관적인 기준을 계량화하여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K-타워크레인 안전관리 체계 마련을 위한 연구도 추진됩니다. 유럽 등 신진국형 타워크레인 안전관리 체계를 분석하고 국내 제도와 기준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작년에 첫 선을 보인 타워크레인 가상현실(VR) 안전체험 기술을 완성해 중대형 건설현장 조종사와 안전관리자, 국민에게 선보여 안전의식을 높이고자 합니다.

Q. 끝으로 독자와 안전관리원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A. 산업현장 안전사고 예방 등 사회적 요구와 함께 각종 건축기술 등 수준 향상으로 건설기계의 쓰임새는 계속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건설기계 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게 특징입니다. 현재는 건설기계 장비도 친환경 스마트화 및 지능형으로의 전환이 가속화 되고 있어 검사기법 개선도 함께 보조를 맞춰야 합니다. 그만큼 안전관리원의 역할도 중요한 시기입니다. 서두에서 말씀 드렸듯이 저희 기관은 건설기계 안전만큼은 최고가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직원들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 올려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관으로 거듭 나겠습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을 안전관리 현장에 적용하고 첨단 검측기 개발 등 연구개발 지원도 확대하겠습니다. 국민안전과 기관의 지속가능한 신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육성하겠습니다. 물론 저희 기관을 아끼고 신뢰하는 모든 분들의 지지와 응원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기관은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며, 국민생명존중의 가치를 중심으로 안전을 선도하는 기관이 되겠습니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