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이 경쟁력] 건설연, 샌드댐 기술 개발 국내 최초 성공
[신기술이 경쟁력] 건설연, 샌드댐 기술 개발 국내 최초 성공
  • 이태영 기자
  • 승인 2022.09.2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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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공급 소외지역 위한 모래 활용 수원 확보
증발‧결빙 강하고 깨끗한 수질 물 공급 가능
완공된 샌드댐 모습(자료=한국건설기술연구원)
완공된 샌드댐 모습(자료=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이코노미뉴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 이하 건설연)은 가뭄 시 급수차가 동원돼야만 하는 물 공급 소외지역에 물이 끊기지 않도록 공급할 수 있는 모래저장형댐(이하 샌드댐)을 환경부 연구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최초로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건설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은 97.5% 이지만, 미보급지역과 소규모 수도시설(5920개소) 지역은 가뭄 시 취약지역으로서 안정적인 수원 확보가 중요하다.

샌드댐(Sand Dam)이란, 아프리카 지역과 같은 건조 지역에서 연간 드물게 발생하는 홍수를 저류시켜 흙 입자를 침전시킨 후, 그 속에 저장된 물을 건조 시에 활용하는 시설로 우리나라에는 아직 시공된 바 없다.

샌드댐은 모래 안에 물이 저장되므로 증발 손실이 적고, 모래층을 통과해 수질이 개선되고 겨울에는 흙 속에 물이 저장돼 얼지 않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에 샌드댐에 대한 수요가 있는 장소로는 주로 산간 계곡 지역이다. 통상 이런 지역 주민들은 소규모 취수원에 의존하기 때문에 극한 가뭄 시 식수부족으로 인해 급수차가 동원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례로 2016년 2월, 춘천시 계곡물 결빙과 수원 고갈 때문에 춘천시 물로리 등 9개 마을에 소방서와 춘천시 급수 차량 지원을 통해 식수를 공급했다.

이에 건설연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연구팀은(팀장 정일문 박사) 춘천시 북산면 물로리 지역에 국내 최초로 바이패스형(Bypass Type) 샌드댐을 시공했다.

바이패스 방식이란, 하천 옆 바닥이나 변두리의 자갈, 모래층에 함유되어 있는 물인 복류수를 간접 취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빠르게 흐르는 계곡을 직접 막을 경우 댐 유실 같은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간접 취수의 방식을 적용했다. 즉, 계곡 하천 옆 소규모 취수원 하부에 샌드댐을 설치하고, 확보된 공간에 모래를 채운 후 그 아래에 모래층을 통과한 물을 공급하는 배관 시설을 설치했다.

샌드댐 건설로 인해 평상시의 공급유량은 평균 일 150톤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수질 역시 식수로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극한 가뭄이 오더라도 최소 10일 이상은 연속적인 물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가뭄 대응책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샌드댐 시설은 올해 말 춘천시에 이관돼 영구적으로 관리될 예정이다.

건설연 김병석 원장은 “개발된 샌드댐의 실증으로 여름과 겨울철의 극한 가뭄 및 결빙 시에도 깨끗한 수질의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