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고무신발 끼임사고를 막자
에스컬레이터 고무신발 끼임사고를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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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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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창석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
여름이 되면 에스컬레이터 어린이 끼임사고가 빈발해서 걱정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는 2009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총 115건이 발생했다. 이중 지난해 발생한 40건의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를 분석했더니 73%가 여름철인 6~9월에 집중해 나타났다. 또 피해자의 절반은 13세 미만의 어린이였다.

어린이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일명 고무신발이라고 불리는 ‘스펀지 샌들’이 가장 큰 문제다. ‘스펀지 샌들’은 재질이 부드러운 데다 마찰력이 커서 에스컬레이터 틈에 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여름철에 어린이들이 많이 싣는 신발이 에스컬레이터 틈새에 끼이는 정도를 측정했는데, 역시 ‘스펀지 샌들’이 골칫거리였다.

‘스펀지 샌들’이 에스컬레이터 틈에 끼이는 정도가 운동화나 장화보다 월등이 높았다. 신발당 총 30회를 반복적으로 실험한 결과 운동화와 장화는 에스컬레이터 틈에 단 한 번도 끼이지 않았지만, 스펀지 샌들은 아홉 번이나 비좁은 틈으로 말려 들어갔다.

그렇다면 스펀지 샌들이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스펀지 샌들은 운동화나 섬유로 만든 신발에 비해 밀착정도를 나타내는 마찰계수가 엄청나게 크다. 또 재질이 부드럽기 때문에 동일한 하중을 주더라도 쉽게 우그러들어 작은 틈만 있어도 금방 빨려 들어간다.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는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일반적으로 에스컬레이터 계단(디딤판) 옆쪽이나 계단사이에는 6mm 내외의 간격이 존재한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 끼이게 되면 손이나 발이 바스러지거나 절단되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에스컬레이터가 계속 주행하고 있기 때문에 신발이 한번 끼이면 좀처럼 빼내기가 어렵다. 게다가 에스컬레이터가 6마력에 달하는 강력한 힘으로 움직여서 힘이 달리는 아이들은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끔찍한 사고를 피할 수 없다.

실제로 2년전 3살짜리 아동이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 고무신발이 끼면서 피부가 심하게 찢어졌다. 지난여름에는 5살난 아동이 부모와 함께 놀이공원에 놀러갔다가 에스컬레이터에 오른쪽 신발이 끼면서 발가락이 부러졌다.

그런데 필자가 지하철이나 백화점에 있는 에스컬레이터에 가보니 끼임사고에 대한 경고문구를 찾기 힘들었다.


에스컬레이터에는 통상 사고예방을 알리는 여러 장의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하지만 정작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여름철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에 대한 주의 안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승강기 관리주체의 예방책도 부실했다. 얼마 전 필자는 여름철 현장 점검을 하면서 승강기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의 끼임사고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절한 홍보물은 고사하고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사전조치도 확인이 안 되었다.

에스컬레이터에 신발이 끼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틈새 주변에 마찰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코팅필름을 부착하면 효과적이다. 만일 이 방법이 여의치 않으면 기름칠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다. 이렇게 하면 고무신발의 마찰계수를 줄일 수 있으므로 아이들의 손발이 빨려 들어가는 극단적인 상황은 막을 수도 있다. 또 틈새 주변에 쌓인 기름때를 자주 제거해 주는 것도 끼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아직까진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 할 수 있는 기술이 일반화 되지 못했다. 따라서 에스컬레이터 탑승자 스스로가 안전규칙을 준수하는 수밖에 없다. 끼임사고의 절반정도가 어린이이므로 부모나 보호자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 어린이 보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스펀지 샌들’을 생산하는 업체는 제품에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의 위험성을 표시하는 것도 사고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여름이 예년보다 유난히 빨리 시작됐고, 어린이를 동반한 바깥나들이도 훨씬 많아졌다. 따라서 지하철이나 대형마트, 백화점, 공항 등에서는 에스컬레이터 어린이 끼임사고에 대비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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