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와 의사소통, “이젠 스마트폰으로 해결하세요”
외국인근로자와 의사소통, “이젠 스마트폰으로 해결하세요”
  • 최효연 기자
  • 승인 2012.09.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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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공단, 10개 국가별 300개 문장 번역어플 개발·보급

[건설이코노미뉴스-최효연기자] <사례1> 2008년 6월 한국인 작업자가 외국인근로자(중국동포, 29세)에게 떨어뜨린 작업물을 정리하라고 지시했지만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한 외국인근로자가 가벼운 눈웃음을 짓자 이를 비웃음으로 오해한 한국인 작업자간 폭행사건 발생.

<사례2> 2012년 1월 경기도 광주시 가공기계 사업장에서 외국근로자(방글라데쉬, 33세)가 회전중인 기계를 정지하지 않고 기계에 끼인 이물질을 제거하던 중 운전중인 기계에 손이 감겨 재해를 입음.

산업현장에서 외국인근로자와 의사소통을 돕기 위한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이 개발·보급된다.

안전보건공단(이사장 백헌기)은 외국인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통역기능의 ‘위기탈출 다국어 회화’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어플리케이션은 중국을 비롯해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몽골,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10개 국가별 언어를 담고 있다.

스마트폰에 어플을 내려 받은 후 한국말로 된 대화 내용과 외국인근로자의 국적을 선택하면 해당 국가별 언어로 문장이 발음된다.

예를 들어, 작업관리자가 ‘사용한 물건을 원위치에 가져다 놓으세요’라고 전달하고 싶으면, 한글로 된 문장내용과 국가를 선택하면 해당 국가의 언어로 내용이 발음된다.

반대로 외국어를 한국어로도 지원해, 외국인근로자가 자국의 언어로 표현된 문장을 선택하면 한국어로 발음된다.

공단은 어플리케이션을 가족·신상에 관한 ‘일상생활’, 작업지시 등의 ‘작업 중 사용’, 휴가나 급여 관련 ‘직장생활’, 금지 등의 ‘안전표지’, 신체 상태에 관한 ‘건강관련’, ‘보호구 및 방호장치’ 등의 6개 상황으로 구분해 놓았다.

또한, 6개 상황별로 20개에서 90여개의 문장을 담아 총 300개의 문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300개의 문장 중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문장만을 별도로 구성하는 ‘즐겨찾기 기능’으로 이용의 편리성을 도모했으며, 해외출장이나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지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버전을 별도로 제공한다.

안드로이드폰은 플레이스토어에 접속해 내려받을 수 있으며, 아이폰은 9월말부터 앱스토어를 통해 제공한다.

공단은 외국인근로자 고용 사업장 등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에 700개 문장을 추가하는 한편, 2014년에는 기존 10개국 외 3개국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공단이 최근 외국인근로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에서 일할 때 ‘의사소통의 문제’(58.1%)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식했다.

또 사업주 125명 대상의 설문조사에서는 외국인근로자 재해예방을 위해 ‘의사소통’(58.1%)이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어플리케이션 보급으로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의사소통의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산업재해 예방은 물론 외국인근로자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