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해맞이
일본의 새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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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2.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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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또 한해를 맞이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서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명절을 지내고 있는 모습 또한 필자의 눈에는 그리 신기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우리나라는 신정과 설날(구정)을 구분하여 집안마다 명절을 보내는 기간이 다르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양력 1월 1일을 오쇼가츠(お正月)라 하여 3일간 명절을 가정에서 조용하게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때 가족들이 모여서 오세치(おせち)라는 도시락 분위기의 음식을 먹는데, 이때 오조우니(お?煮)라는 일본식 떡국과 토소(とそ)라는 불로장생의 의미가 있는 술도 함께 먹는다.
오쇼가츠(お正月)기간 동안에는 특별히 다른 요리를 만들어 먹지 않는데, 여기에는 몇 가지 유래가 있다.
하나는 일본 사람들이 이 기간을 ‘신을 모시는 기간’으로 생각해 음식을 만들면서 소란스러운 소리를 내는 것을 자제해 왔다는 설과 또 한 가지는 명절 기간 동안에 여성들을 쉴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라는 설이다.
오세치 요리를 예전에는 집에서 미리 준비를 하여 명절을 보냈는데 요즘은 간단하게 오세치 요리 전문점이나 고급 호텔에서 사서 먹는 경우가 더 많다. 오세치 요리는 지방마다 재료와 만드는 방식이 달라 그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아 오세치 요리책이 따로 있을 정도다.
하지만 필자의 눈으로 보기에는 모든 일본사람들이 오쇼가츠 기간 동안 조용히 가족들과 둘러앉아 오세치 요리만 먹고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난 것 같다.
요즘 일본사람들은 정월(お正月)과 5월의 골든위크(?金週間-오곤슈칸), 또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한 오봉(お盆)때 며칠간의 휴가를 여행을 위해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시기에 일본의 호텔과 열차 등은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하기가 힘들 정도다.
계절별로 각종 축제(まつり)를 너무나 좋아 하는 일본인들의 연중행사 중에 가장 조용한 기간이 오쇼가츠가 아닐까 한다. 연말의 들뜬 분위기라던가 연초의 소란스러움은 찾아보기 힘들고 아직도 직접 연하장을 손으로 써서 보내는 필자의 일본 지인들을 보면서 그들의 조용하고 경건한 한해의 시작과 마무리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명절에 조상을 먼저 생각하고 제사를 지내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조상보다도 여러 의미의 신들을 모시는 기간이 명절일 것이다. 이러한 명절들은 종교가 없고 믿음이 없어도 가까운 신사를 찾아 소원을 비는 일본인의 모습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가까운 나라, 비슷한 문화를 가진 일본과 대한민국. 한해 시작의 모습이 조금은 다를지 모르겠지만 그 마음만큼은 너무나 닮은 듯 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아케마시테 오메데토 - あけまして おめでと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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