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관련 연구원장에게 듣는다!] - 미래 건설산업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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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3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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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해외건설시장의 다양한 요구이해가 기본이다!

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최근의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공종별 구성을 보면 플랜트 비중이 높고 토목과 건축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다. 국내건설업체의 토목비중은 2000년 50.9% 이후 2011년 말 현재 9.7%로 줄었다. 건축분야의 비중도 1998년 34.1%에서 13.4%로 낮아졌다. 1998년 48.2%를 차지하던 플랜트 비중만이 73%로 크게 증가했다. 국내 건설업의 토목과 건축분야는 플랜트분야에 비해 해외시장 수주 경쟁력을 잃고 있다. 따라서 국내건설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토목과 건축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국내 건설산업은 토목건축플랜트 등 공종분야별로 특성에 맞는 해외건설시장 진출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국내 건설산업에 하루빨리 투명하고 깨끗한 조달 및 사업시행체계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조선 및 반도체 기업처럼 건설기업들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발전될 수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외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를 통해 국내건설기업들은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그러면 국내 건설기업들이 해외의 토목, 건축시장에서 약한 원인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해외 토목, 건축시장은 해외 업체들이 아닌 자국 업체들만이 경쟁하는 시장이거나 비록 해외 건설업체들의 참여가 허용된다 할지라도 기업들이 치열한 저가수주경쟁을 벌이는 중국, 인도 등 신흥개발국 시장이다.

그렇다면, 국내 건설기업들이 토목 및 건축분야에서 진출해야 하는 해외시장은 어디인가? 탄소 저감, 지속가능한 발전, 녹색 성장, IT융합기술, 첨단소재 등 전 세계의 건설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와 연관된 해외시장으로 국내 건설기업들이 눈을 돌려야 한다. 현재 이 시장들은 틈새시장(Niche Market), 선도시장(Edge Market)의 영역이라는 특성이 있다. 또한 이러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은 각 시설물에 따른 전문적인 기술력뿐 만 아니라 발주처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들을 융합시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또한 국내기업이 진출한 해외건설시장에서 상당한 초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을 가져야 한다.

외국의 선진건설기업들은 이러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어떻게 했을까? 선진 건설기업들은 기업규모의 성장, 사업 및 지역 범위의 확대,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에 대한 기술서비스 역량 강화 등에 주력하는 성장전략을 채택했다. 이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속하게 기업역량을 강화하여 세계시장에 진출했다. 선진건설기업들의 인수합병은 대형 업체만이 아닌 기획 및 컨설팅 그리고 유지운영 분야에 이르기까지 건설사업 전 단계와 관련된 다양한 업체들이 대상이 되었다.

국내 건설기업은 시공에 바탕을 둔 설계·구매·시공능력은 우수하다. 그러나 현재 세계시장에서 요구되는 기본설계(FEED)능력에 기반을 둔 설계·구매·시공 능력과 기술개발과 설계기술, 다양한 인적 자원을 융합할 수 있는 역량 면에서는 국내 건설기업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러한 기업역량은 단 기간에 얻어 질 수 없다.

그렇다면 국내 건설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로 국내 건설기업이 선진건설기업 수준의 설계와 사업관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업별, 업무별로 다양한 교육과 경험을 습득해야 한다. 그리하여 국내 건설기업은 기본설계(FEED)능력을 갖춘 글로벌 건설기업이 되기 위한 자체적인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로 국내 건설기업은 장기적인 기업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미래 시장을 선도 할 수 있게 하는 전략적 인수합병(M&A)을 수행할 전담부서를 기업 내에 설치해야 한다. 즉 외국의 선진 건설기업들은 효과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역량을 획득하였다. 셋째로 기업은 인내를 가지고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세계의 건설시장의 변화를 현재 인지하지 못하는 기업은 없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국내의 건설투자가 앞으로 선진국의 건설시장처럼 축소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전히 국내 기업들은 시장에 접근하기 쉬운 시공분야에만 힘을 쏟고 있다. 반면에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데 국내 건설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건설기업은 도로, 철도, 수자원 등 다양한 시설물의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무차별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기업의 대응방식은 투자비를 단기간에 회수하고자 하는 기업의 조급증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국내기업의 조급증으로 인해 투자의 지속성을 잃을 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기술역량 혹은 기획 및 사업관리 역량을 갖춘 핵심 인력이 기업 내에서 성장할 수 없거나 떠나게 만든다. 따라서 국내건설기업은 장기적인 비전과 안목으로 이러한 핵심인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내 건설기업이 틈새시장을 뚫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세계 건설업체들과 손잡고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통적인 토목, 건축분야에서 국내건설기업이 성공적으로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장에 대한 이해가 기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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