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안전엑스포, 우리산업계 등불이다
승강기안전엑스포, 우리산업계 등불이다
  • 이태영 기자
  • 승인 2012.11.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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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이태영 부장

지난 10월 23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제2회 한국승강기안전엑스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2010년과 비교해 100%이상 성장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엑스포 기간 동안 이뤄진 바이어 상담금액과 계약액은 183억원에 이른다. 이는 1200%포인트나 상승한 결과다. 관람객도 지난회 1만명 수준에서 두 배 가량 증가한 2만 1000명이 엑스포를 찾았다. 더욱이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16개 국가의 승강기 오피니언 리더들이 엑스포를 방문해 지지와 협력을 약속했다. 유럽 발 경제위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치로 보여준 엑스포의 성적표는 빛이 났다.

이처럼 후발주자로서 엑스포가 뛰어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시작단계에서 세운 치밀한 전략이 한몫을 했다. 우선 ‘건축산업대전’, ‘스마트그린빌딩엑스포’ 등 산업적 연계성이 높은 박람회를 함께 열어 고민이었던 관람객과 바이어 유치를 용이하게 만들었다.

단일규모로 2만명 이상이 참관한 박람회는 그리 많지 않다. 20년이 된 ‘독일 인터리프트(Inter Lift)’와 비교해도 쳐지지 않는 수준이다. 또 16개국 승강기 지도자급이 참여하는 ‘국제승강기표준화회의(ISO/TC 178)’ 개최는 우리보다 앞선 국가들에게 한국 승강기의 위상과 기술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주최기관을 승안원에서 행정안전부로 격상해 상업성보다는 공익적인 안전을 강조한 것도 돋보인다.

현재 승강기 박람회 중에서 안전을 주제로 엑스포를 개최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엑스포 명예위원장인 ‘이안 토드킬’ 아태승강기협의회장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안전을 강조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안전은 모든 나라의 관심사인 만큼 협회차원에서 한국엑스포를 지원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출국 전 기자들에게 한국이 안전 분야만큼은 국제적 리딩국가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올해로 두 번째인 한국승강기안전엑스포는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에게 안전을 특화한 전시회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실제로 한국을 찾은 많은 해외 승강기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안전’을 강조한 한국엑스포를 높이 평가했다. 엑스포의 일환인 기업전시관도 송산특수엘리베이터의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방지장치, 성암전기의 승강기 정전시 비상구출장치, JN시스템의 엘리베이터 구조 운전장치 등 안전박람회 다운 기술을 선보인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 ‘오노 스이치’ 일본우주엘리베이터협회장을 초청해 아직은 낯선 우주엘리베이터 기술 발표회와 초고층 승강기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열고, ‘승강기안전송 콘서트’를 열어 국민적 관심도를 높인 것도 다른 전시회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앞으로 한국승강기안전엑스포가 세계적인 박람회와 어깨를 견주기 위해선 ‘안전’을 특화한 차별화전략이 관건이다. 주관기관인 승안원은 2년 뒤 ‘국제승강기안전엑스포’로 격상해 개최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기 위해선 몇 가지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한국 시장이 작다보니 기업전시품목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해외기업 유치에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 예산의 한계로 홍보가 재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앞으로 한국엑스포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안전을 강조한 엑스포인 만큼 주최기관인 행안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승안원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정부와 산업계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창대한 미래를 꾸려나가기 어렵다. 그러므로 후발주자인 한국엑스포가 뿌리를 내리고 세계로 뻗어가기 위해선 정부-공공기관-산업계가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 덧붙여 당초 승강기안전엑스포가 제시한 ‘산업진흥’과 ‘안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승안원과 산업계의 유기적인 상생협력이 필요하다.

승강기 산업은 안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산업이 고사하면 안전도 위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엑스포는 한국기업에게 남은 희망이자 육성해야 할 대상이다. ‘2014년 국제승강기안전엑스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업계 종사자, 유관기관의 전폭적인 관심과 협조 속에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