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정유공장 신설공사의 기본설계를 단독 수주하며 에콰도르에서 14조원 규모의 정유공장 신설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게 됐다.
SK건설은 에콰도르에서 하루 생산량 30만 배럴 규모의 '마나비(Manabi) 정유공장 신설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 Front-End Engineering & Design)를 단독으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계약금액은 2억 6천만 달러(한화 약 3200억원)이며, 발주처는 RDP(Refineria Del Pacifico)社로 에콰도르 국영석유회사인 '뻬뜨로에콰도르(Petro Ecuador)'社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인 '뻬데베사(PDVSA)'社의 합작법인이다.
이번 정유공장 신설을 통해 에콰도르는 원유 처리 용량을 일산 50만 배럴 수준으로 높일 수 있게 돼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으며 베네수엘라는 안정적인 원유 수출과 태평양 연안의 수출기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프로젝트는 엔지니어들이 800명 이상 투입돼야 하는 대형 설계프로젝트로 SK건설은 공장의 조기 가동을 위해 바로 설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기본설계가 마무리되는 2011년 중반에는 정유공장 신설공사도 SK건설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 총 125억 달러(한화 약 14조원)라는 한국 정유공장 건설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이뤄지게 될 전망이다.
마나비 정유공장은 에콰도르 태평양 해안에 위치한 마나비州의 엘 아로모(El-Aromo) 지역에 신설되게 된다.
이번 계약의 가장 큰 의의는 바로 기본설계 분야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기본설계는 공정의 기초가 되는 핵심부분이기 때문에 미국, 유럽 등의 선진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한 영역이다.
특히 일산 30만 배럴 규모의 대형 정유공장의 기본설계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나 경험을 갖춘 회사는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건설시장에서도 손꼽을 정도다.
이러한 장벽을 뛰어넘고 마나비 정유공장의 기본설계를 수행하게 됨에 따라 SK건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링 및 초대형 프로젝트 관리(Mega Project Management)회사의 반열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으며, 한국 건설업체의 기술 수준도 한 단계 높이게 됐다.
또한 SK건설은 초대형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부터 기본(FEED)설계, 설계, 구매, 시공(EPC), 공장 운영 및 유지 보수(Plant Operation and Maintenance), 투자 자금 조달 (Financing) 등 고객에게 총체적 해결사(Total Solution Provider)의 역할을 단독으로 수행하는 한국 건설회사로서는 유례없는 실적과 경험을 쌓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 수행으로 중남미 최대 정유회사인 뻬데베사 및 페트로 에콰도르와의 관계를 강화, 이 지역의 플랜트 건설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또한 한국건설업체의 주 무대인 중동을 벗어나 중남미 지역에서도 초대형 공사를 수행하게 돼 SK건설이 그동안 추진해 온 지역다변화 전략이 큰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SK건설 플랜트 미주 총괄인 주양규 전무는 "이번 기본설계 수주는 SK건설의 우수한 설계 기술 및 대형 공사 기획.관리능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세계 건설 시장에서 SK건설은 물론이며 한국 건설업체의 위상을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