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오병윤 의원
건설산업의 ‘외화내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오병윤 의원
건설산업의 ‘외화내빈’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3.08.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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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오병윤<광주 서구을>

[건설이코노미뉴스-온라인뉴스팀]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는 말이 있다. 겉은 화려하나 속은 빈곤하다는 말이다.

얼마전 국토부는 2013년도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이 305억불을 기록하였으며, 하반기에 400억불 이상을 수주하여 올해 700억불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건설산업은 우리 경제를 이만큼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가 조금 침체에 빠져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올해 총 수주액은 100조가량 예상되고 있고 최근들어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는 해외건설 분야는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해외건설 산업의 성장은 한국 건설산업의 또다른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경제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처럼 건설산업이 겉으론 화려하게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드러나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에 대한 처지를 보면 그렇다.

화려한 건설산업의 이면에는 변변한 식당하나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각종 유해물질과 먼지를 뒤집어 쓴채 식사를 하고, 탈의 및 샤워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은 곳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이 있다.

그들은 다단계로 이루어진 건설업계의 특성으로 인해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특히 건설기계임대노동자는 열악한 환경 속에도 사업자란 이유만으로 기본적인 안전망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말그대로 겉은 화려하나 속은 빈곤한 외화내빈은 건설산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정부가 ‘건설산업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고 공정한 산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최근 갑을논쟁이 사회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건설노동자 문제는 빠져있다. 건설노동자는 현장에서 ‘을 중의 을’ 아니 ‘을보다도 못한 처지’ 라고 불릴 만큼 열악하다.

건설노동자는 누가 뭐래도 장밋빛 건설산업을 이끌어 온 주역이다. 정부나 건설업계는 건설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정책과 방안을 발표할 때마다 겉만 바라보지 말고 속도 드러다보아야 한다. 사회적 약자인 건설노동자를 배려하고, 그들의 문제까지 연구ㆍ검토되는 풍토가 자리잡아야 한다.

최근 본 의원실에서 해외건설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지금, 해외건설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문제를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해외건설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비율은 18%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2011년부터나 가능했다.

해마다 해외 현장으로 파견되는 건설노동자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외건설노동자의 산재보험 의무화를 위한 제도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겉과 속이 모두 화려하고 내실있는 대한민국의 건설산업을 만드는 일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