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쩐' 안되는 턴키공사 '찬밥신세'
건설업계, '쩐' 안되는 턴키공사 '찬밥신세'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4.07.15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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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월 입찰물량 제외하면 1건에 그쳐...'턴키무용론' 대두
채산성 없는 대형공사 '유찰사태' 잇따라..."제값받는 공사 아니면 외면"
주인 못찾은 도시철도 건설사업ㆍ정부통합전산센터' 재입찰

[건설이코노미뉴스-박기태 기자] 최근 공공건설공사 기술형입찰시장에서 유찰이 잇따르고 있다.  그 배경에는 채산성이 없어 "적자시공이 불보듯 뻔한 건설공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공공사 물량 감소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족한 공사예산 등으로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의 대형공사를 외면하는 유찰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초대형 턴키방식의 입찰물량이 자취를 감추며, 간신히 명맥만 유지되고 있어 '턴키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공공공사 턴키방식 입찰시장이 갈수록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달(7월)에 단, 4건의 턴키공사 입찰이 예정돼 있다.

그 대상은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1공구(950억원) 건설공사 비롯한 ▲하남선(상일~검단산) 복선전철 2공구(1370억원) ▲정부통합전산센터(공주) 신축공사(890억원) ▲NH농협 충남통합본부 신축공사(280억원) 등 4건에 대한 입찰이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다만, 이들  턴키공사 중 NH농협 충남통합본부 신축공사를 제외한 3건은 지난해 발주돼 거듭된 유찰 탓에 입찰일정이 수개월 이상 이월된 점을 감안하면, 이달 입찰물량은 1건에 그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도시철도 건설사업인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1공구와 하남선(상일~검단산) 복선전철 2공구, 정부통합전산센터(공주) 신축공사(890억원) 등이 건설업계로부터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3건은 지난해 조용한 턴키 입찰시장의 적막을 깨고 입찰대에 올려졌으나,  공사실행 예산 부족으로 오히려 건설사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교통공사 수요의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1공구의 경우 2차례 유찰에 이어 최근 3차 입찰공고를 통해 이달 15일 입찰이 실시된다.
 
3차 재입찰에는 2차 유찰당시 단독으로 출사표를 던진 SK건설 컨소시엄이 또다시 홀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1공구의 반복된 유찰로 '발등에 불 떨어진' 부산교통공사측은 SK건설측에 수의계약을 다급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SK건설은 '돌다리도 두드려서 건너자'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SK건설 관계자는 "부산~마산간 복선전철 공사를 맡고 있어 타 건설사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이번 공사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부산교통공사측이 수의계약을 요청했지만, 앞으로 자체 수익성 등을 더 세밀하게 분석해 전처럼 적자시공 하는 일을 없을 것이다"고 밝혀 발주처와 추후 설계 등 예산협의 등을 통해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어 올초 1차례 유찰을 겪은 정부통합전산센터 신축공사 역시 오는 16일 재입찰이 실시된다. 다행히도 이 공사에는 H사, 또다른 H사, U사가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 턴키공사 또한 '적자시공'을 면하기 어려워 유찰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는 29일 일찰이 집행될 하남선(상일~검단산) 복선전철 2공구 또한 한화건설 컨소시엄 1개사만 입찰참가 의사를 밝혀 입찰일정이 자동 취소 된 바 있다.

이같이 기술형입찰방식의 건설공사가 건설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가 '눈독'을 들였던 ▲서울지하철4호선 연장 진접선(당고개~진접) 복선전철 2 ▲인천국제공항 T2 전면시설 골조 및 마감공사 등도 부족한 공사비 문제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건설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건설업계는 대형 공공공사 물량난으로 인해 '울며겨자 먹기식' 수주로 (회사)경영난이 더욱더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제값받는 공사가 아니라면 대형 턴키공사라 하더라도 건설업계로 부터 외면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