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여전한 국감, 이젠 지겹다!
구태여전한 국감, 이젠 지겹다!
  • 박기태 기자
  • 승인 2009.10.17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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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시작된 18대 국정감사가 2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09년 국정감사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번 국감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대부분 여?야를 막론하고 정책국감이 사라진 구태여전한 소모적 논쟁만 난무해 더이상 의미를 부여한 국감을 기대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부실국감' '정쟁국감' '헐뜯는 국감'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매년 국감때 마다 반복되는 여?야 의원간 고성과 막말이 오가며 파행을 겪는 등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부실국감이라는 오명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 18대 국감 현장을 정쟁국감으로 만든 주범은 누굴까? 단연, MB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일 것이다.

국회 18개 상임위 여?야 의원들은 국감일정 내내 4대강과 관련, 날선 공방을 벌인 탓에 정작 챙겨야할 각종 주요 정책들이 뒷전으로 밀렸나고 있다.

용산참사, 전세난, 대출 규제 등으로 불똥이 튄 서민경제의 주름 등 국감에서 다뤄져야할 산적한 민생현안들과 각 기관마다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들이 이슈가 되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야의원간 '흠집내기용' 정치공세에 국민들의 지지는커녕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심지어 국감 질의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몇몇 의원은 '4대강 입찰 담합의혹'에 질의시간을 몽땅다 써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추가 질의시간에도 같은 내용만 되풀이하는 등 '앵무새 의원'들도 속출했다.

당연히 현 정부에서 발주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건설업체들이 담합 의혹이 있다면 검찰이 철저한 조사를 벌여 진위를 밝혀내야 하지만, 길지 않은 국감일정에 어떤 사안이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하는지 인지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다. 10.28 재?보선을 선거를 앞둔 여?야 의원들 모두 '마음은 콩밭'에 가 있으니 국감이 껍데기만 남는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감무용론'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국정감사는 필요 없으니 말이다.
내년에는 국민들에게 새롭고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책국감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