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홈으로 녹색성장과 기후변화 체제 대비하자!
그린홈으로 녹색성장과 기후변화 체제 대비하자!
  • .
  • 승인 2010.06.15 12: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설기술연구원 건축계획환경연구실 조동우 연구위원

 만시지탄(晩時之歎)은 시기를 놓쳐 원통해 하며 한탄한다는 뜻이다. 세계 에너지 소비 10위, 이산화탄소 배출량 9위로 포스트 교토 체제(Post 2012 기후변화체제)에 의해 2013년부터 이산화탄소 의무 감축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우리나라에도 세계 선진 각국과 마찬가지로 탄소 배출저감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다. 이제 국가의 전략적 패러다임으로서 에너지 저소비 사회를 구현하고자 녹색 경제 방향을 설정한 우리나라는 탄소배출 저감과 관련된 분야를 통합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만사지탄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시점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 총 에너지 소비의 23%를 차지하는 건물 분야의 경우,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주요 국정과제인 그린홈 200만호 보급사업을 통해 고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건물분야의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효율이 낮은 현재의 건물시스템 때문에 매년 17조원의 에너지 비용이 부지불식간에 낭비되고 있다. 따라서 그린홈 200만호 보급 사업은 이러한 에너지 비용과 탄소배출을 확실히 저감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업이라 하겠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범국가적 에너지 문제에 주목해 온 해외 선진각국은 ‘90년대부터 그린홈 건립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는 기밀(사방이 꽉 막혀 공기가 통하지 못하는 상태)및 단열성능을 향상시킴으로써 난방에너지 90% 절감을 가능케 하는 자연형 하우스(Passive House)와 같은 초에너지 절약 주택을 건립, 보급하고 있으며, 영국은 2016년부터 신축주택에 대하여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제로 카본주택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 유럽연합국가에서는 모든 건축물에 대해 신축 및 매매거래 시 자동차 연비등급과 같은 에너지 효율 등급서가 의무적으로 첨부되어야 만 한다.

아직 유럽 각국처럼 건물의 강력한 에너지 절감정책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적용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는 주택의 창문, 벽체 및 지붕 등의 고기밀?고단열화를 통해 창이나 문 같은 건물 외피를 통해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40~50%까지 줄일 수 있으며, 겨울철 실내온도를 2~3℃만 낮추어도 약 20%의 난방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고기밀?고단열, 자연형하우스(Passive House), 신재생 에너지 등의 다양한 기법이 적용된 그린홈이 실현될 경우 우리나라도 선진각국의 건물 에너지 절감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기밀?고단열화된 그린홈이 100만호 보급되는 경우, 연간 약 1조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이 기대되며, 이는 우리나라 120만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비용으로서 건물 수명기간이 고려될 경우 총 30조원의 절감효과가 예상된다.

이러한 점에서 그린홈 추진 사업은 건물분야의 녹색 혁명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혁명이란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행운의 황금열쇠가 아니라, 일정 부분의 희생을 감내하고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변화의 일종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추진하는 그린홈 사업은 혁명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희생은 간과한 채, 뉴욕타임지 저널리스트 토마스 프리드만이 지적한 낙관적인 미래 청사진만을 보여주는 녹색 파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그린홈 녹색혁명을 위해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그린홈 사업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파급효과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고 문제점을 진단함으로써 그린홈 녹색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린홈은 통합적인 설계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초 에너지 절약형 주택 시범사업 등을 통해 보급 확대가 가능하며 정부의 지원정책을 통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용 상의 경제적인 효과도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분야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표본이 될 그린홈 사업은 그린홈의 필요성, 경제성과 신뢰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켜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가와 국민 개개인에게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으로 실현되기를 희망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