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건설-남양건설] '닮은꼴'

오너 일가 중심 방만경영이 부도 몰고와

2010-04-05     최효연 기자

지난달 성원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이달엔 남양건설이 같은 수순을 밟게될 예정이다. 중견 건설업체인 이들 회사는 서로 흡사한 점이 많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원건설과 남양건설은 각각 전북과 전남에 연고를 두고 강력한 오너 체제를 구축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추구한 중견 건설사다.

두 회사의 법정관리행은 주택사업 부진에 따른 유동성 악화도 있지만 전문경영인 체제가 아닌 오너일가를 중심으로 한 방만한 가족경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창 경기가 좋을 때는 오너체제에서 비롯된 문제가 묻혀 있다가 경기가 어려워지자 위기가 그대로 노출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성원건설

성원건설은 성원산업개발, 성원아이컴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시공능력평가 58위인 중견 건설업체다. 외환위기 이후 2001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건강을 의미하는 '상떼빌'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런칭하고 전국에 사업장을 확장해 왔다.

특히 2005년 하반기부터 두바이, 바레인, 카자흐스탄 등으로 진출하면서 해외 진출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전윤수 회장과 그의 가족들이 회사요직 대부분을 차지한 경우로 주먹구구식 경영을 일삼아 오며 기업을 망가뜨렸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윤수 회장은 처와 처남에게 각각 부회장 자리에 앉혔고 두 딸에게는 자금담당 상무와 기획조정실장, 첫째 사위에게는 중동지역본부장을 맡겼다.

업계 관계자는 "전윤수 회장의 가족이 성원건설을 무너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비 전문경영인인 가족들을 요직에 앉히고 고액연봉과 주주 배당만을 챙겨가는 도덕적 해이를 가져온 것이 결국 성원건설을 파국으로 치닫게 한 배경"이라고 꼬집었다.

◇= 남양건설

남양건설은 시공능력평가 35위로 광주전남 지역을 대표하는 건설업체다.

50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남양건설은 지난 1972년 마형렬 회장에게 인수되면서 40년 넘게 승승장구해 오며 남진건설과 남양주택산업, 광주매일신문 등 9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에서는 대주건설, 한양건설과 함께 3강으로 불릴 정도로 맹주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기업으로 아파트 사업 이외에도 토목사업 등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건설업계에서는 강한 오너체제로 2007년부터 도급순위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주택사업을 확장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다가 위기가 닥치자 이를 이겨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