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엔지니어링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제언

황수일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상근 부회장

2010-06-28     .

지난 2009년 12월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미국 등 선진국가를 제치고 약 47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세계에서 6번째로 원전을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로, 캄파나스 지역을 연결하는 총 511km 구간에 건설될 고속철도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선진업체들을 제치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어 새삼 엔지니어링의 중요성과 높아진 우리 엔지니어링의 기술력을 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는 사실 플랜트엔지니어링업체 내지는 대형 건설엔지니어링업체에 국한되어 있으며 아직도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중소엔지니어링업체의 경우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공공엔지니어링시장의 축소, 과당경쟁, 기업의 수익성 악화 등 엔지니어링을 둘러싼 불확실한 환경요인을 감안할 때 건설엔지니어링업체의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은 여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업체의 해외시장진출을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첫째,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사전활동, 즉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사전교섭활동이나 타당성 조사를 수행할 경우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해외시장진출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엔지니어링업체를 대상으로 현지수주교섭활동에 대해서 ‘10년 기준 건당 2천만원이내, 타당성 조사(F/S) 사업에 대해 건당 5천만원 이내 등 총 10억원의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2억원이 증가한 규모이긴 하나 ’08년도의 8억원의 지원으로 약 7배인 61억원의 수주결과를 거둔 것으로 볼 때 동 사업의 지원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아간다면 엔지니어링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더욱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를 통해 이루어지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유ㆍ무상 원조사업 수행시 국내 건설엔지니어링업체가 이를 통해 해외프로젝트 수행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으로 이루어지는 유상원조 사업과 한국국제협력단의 무상원조는 총 7,100억원 규모로(2010년 기준)으로 이 중에서 엔지니어링부문은 6.2%에 해당하는 437억원 규모이다. 원조사업은 해당 개발도상국의 사회인프라 건설의 경제적인 효과와 국가발전 know-how 및 문화까지도 전파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지원확대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엔지니어링업체간 협력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석유화학설비, 발전설비 등 플랜트 사업을 지향하는 플랜트엔지니어링사의 해외사업의 규모는 건설엔지니어링에 비해 클 뿐만 아니라 해외수주정보도 체계적으로 수집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업체와 건설엔지니어링사간의 전략적 제휴 등을 체계화한다면 많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점에서 협회에서는 하반기 중으로 엔지니어링업체간 내지는 관련 업체간(제조사, 시공사, 감리사)의 교류회를 가질 계획이다.


미국 ENR지에 의하면 ‘08년 기준 세계의 엔지니어링시장은 1,168억불 규모로 연평균 17%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우리 국내업체의 시장점유율은 0.4%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가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엔지니어링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산업의 기초가 되는 엔지니어링업체의 육성과 해외시장진출의 활성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열거한 제안을 통해 정부와 민간의 총체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아간다면 세계엔지니어링시장을 선도하는 ‘한국의 엔지니어링’을 실현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이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