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다세대 등 무자격자 불법시공 성행…안전위협 심각
빌라·다세대 등 무자격자 불법시공 성행…안전위협 심각
  • 이태영 기자
  • 승인 2016.07.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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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 근절 방안’ 보고서 발간

 

 

[건설이코노미뉴스=이태영기자] 빌라, 다세대주택, 소규모 빌딩 등 규모가 작은 건축공사들을 무자격 업체들이 시공하면서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상호)은 지난 11일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 근절 방안’ 보고서를 발간하고, “최근 건설업 등록증의 불법 대여를 통한 무자격 업체들이 다세대주택, 빌라 등을 주로 시공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산업기본법 제41조에 따라 다중·공공이용시설을 포함해 일정 규모(주거용, 661㎡, 비주거용 495㎡) 이상의 건축물은 건설업 등록업자가 시공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를 통한 무자격 업체들의 소규모 민간건축물 시공이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 시장 규모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지만 지난 2015년 2월 발생한 건설업 등록증 대여 사건을 살펴보면, 건설업 등록증을 7336회 불법 대여해 4조원대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상당 규모의 불법 등록증 대여와 불법 시공이 이뤄지고 있고, 위험 수위도 심각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한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 무자격 업체들은 연간 2조∼3조원대의 매출 누락을 통한 법인세, 부가가치세 및 산재·고용보험료 등 각종 세금 탈루 규모도 연간 2900억∼4350억원에 달해 국가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경연 연구위원은 “건설업 등록증 불법대여 공사 현장의 경우, 건설 기술자 미배치, 공사 감리의 부실, 품질 및 안전 관리의 부실, 하자보수 책임자 미확보 등으로 부실시공과 소비자(국민)의 피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무등록 업자의 주된 시공 분야인 원룸, 빌라 등 소규모 건축물들은 대부분 서민들의 주거 공간으로 활용되는데 태풍·폭우·지진 등에 특히 취약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확산될 수 있으며 실제 각종 현장에서 부실 시공, 산업 재해 등 안전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4년 214명의 사상자를 냈던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의 시공을 총괄했던 업체도 등록증 대여 업체였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나 연구위원은 “현행 제도상 건설업 등록증을 대여한 건설업자 입장에서도 법 위반에 따른 처벌에 비해 부당수입 규모가 더 크다보니 불법 대여와 불법 시공이 횡행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국민의 재산과 생명에 큰 위해를 가하고 있는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의 가장 큰 원인은 건축주 입장에서는 금전상의 이익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즉 무자격업체에 공사를 맡길 경우 건설업 등록업체보다 상당히 저렴한 비용으로 시공이 가능하다는 것.

나 연구위원은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에 대한 가장 실효적인 대책은 동일한 업체 명의로 과다 착공한 사례를 대상으로 현장 배치 기술자의 중복 여부를 상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적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 자본금 규모, 기술자 수 기준 등을 엄격하게 검증해 시장에서 불법으로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무자격 업체)가 적발되면, 건설업 재등록을 금지하거나 재발급 가능 연수를 10년 이상으로 하는 등 시장에서 퇴출을 촉진시키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