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성과급 잔치' 벌인 한국가스공사, 원론적 해명 '구설수'
[데스크칼럼] '성과급 잔치' 벌인 한국가스공사, 원론적 해명 '구설수'
  • 박기태 기자
  • 승인 2023.05.0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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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52조'에 육박한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지난해 임원 연봉을 30%나 올린 배경과 관련, 가스공사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원론적인 해명에 그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가스공사 임원의 평균 연봉 1억7148만4000원이었다. 1억3179만6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상임 기관장 연봉이 전년보다 43.4% 올라 가장 크게 상승했고, 상임 이사와 상임 감사도 각각 34.9%, 9.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공공기관 상임 임원 평균 연봉 증가 폭은 1.2%에 그쳤다.

가스공사 임직원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여론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에 가스공사는  "2022년 임직원 연봉 상승 주요 원인은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확정된 경영실적 평가 상승에 따른 결과"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덧붙이면, 성과급은 기획재정부가 2022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임원 보수지침'에 따라 성과등급별로 차등 지급되며, 공사의 성과등급은 전년대비 한단계 상승(D등급→C등급)했다는 해명했다. 정부에서 지급해 주니까 성과급을 받았는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의 답변으로 들린다.

그럼 가스공사가 얼마나 에너지공기업으로서 공적인 '책임 경영'을 다하고 성과급을 받았는 지 들여다 보자. 대구에 본사를 둔 가스공사는 막대한 '빚더미'에 앉은 부채 공룡 공기업군에 속한다. 재무상황을 들여다 보면 매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20년 28조2000억원이던 가스공사의 부채는 2021년 34조6000억원으로 22.6% 증가했으며 364.2%였던 부채비율(자본대비 부채)돈 378.9%로 높아졌다. 성과급이 지급된 2022년에는 부채가 52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부채비율은 499.6%까지 치솟았다.

정부와 가스공사는 이처럼 악화한 재무 상황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해 4차례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했다. 올해도 역시 추가 인상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 검증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가스공사의 경우 100점 만점인 경영 실적 평가에서 재무 예산 운영·성과는 고작 5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심각한 재무 위기에 처한 기업이더라도 채용이나 지역발전 등 다른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경영실적 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게된 배경이다. 

'눈가리고 아웅식 경영평가'로 성과급을 받았다는 얘기다. 대한민국 수많은 공기업이 존재하는 데 "왜 우리만(가스공사) "가지고 그러냐고 억울해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190조원 규모의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한전은 같은 C등급을 받았지만, 최근 성과급을 반납한 일례도 있다.  아직 확정된건 아니지만 지난해 임직원 임금 상승분 반납도 검토하고 있다는 양심적인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성과급은 국민의 혈세로 지급된다." 요즘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민들의 생활경제 주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강도 높은 공기업 경영평가 시스템 효율화를 통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