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간 상호진출 2년, 건설업계 반응은?…84.2% ‘부정적’
업종간 상호진출 2년, 건설업계 반응은?…84.2% ‘부정적’
  • 이태영 기자
  • 승인 2023.08.0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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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 건설업 종사자 의견 조사 결과 발표
자료=리얼미터

 

[건설이코노미뉴스] 정부가 건설산업 생태계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종합과 전문건설업 간 상호시장 진출을 허용한 것에 대해 대다수의 건설업계 종사자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의뢰한 건설산업 생산구조 개편에 따른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에 관한 평가와 전망 관련 건설업 종사자 의견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라는 응답이 84.2%(매우 부정적 69.1%, 대체로 부정적 15.1%)로, 건설인 10명 중 8명 이상은 이 제도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는 긍정 평가는 15.0%(매우 긍정적 3.2%, 대체로 긍정적 11.8%)에 그쳤다.

세부별로는 부정적 평가의 경우, 전문업체 건설인은 87.3%, 종합업체 건설인은 77.0%로 전문업체 건설인이 종합업체 건설인보다 더 높은 부정 평가를 보였다.

상호시장진출 허용에 따른 산업경쟁력 영향에 대해서는 ‘향상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90.0%(전혀 향상되지 않음 71.3%, 별로 향상되지 않음 18.7%), ‘향상 되었다’는 응답은 9.4%(매우 향상 2.2%, 어느 정도 향상 7.2%)로 조사됐다.

품질 및 기술력 영향에 대해서는 ‘향상되지 않았다’가 89.7%(전혀 향상 되지 않음 67.9%, 별로 향상되지 않음 21.9%), ‘향상 되었다’는 9.5%(매우 향상 2.2%, 어느 정도 향상 7.3%)로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가 경쟁력, 품질 및 기술력 향상에 도움이 안됐다고 언급했다.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점으로는 ‘전문공사의 시공 자격을 종합건설업체에 부여한 점’(29.6%)을 1위로 꼽았으며, ‘전문 건설업체의 종합공사 시공 자격을 제한해 전문 건설업체들의 종합공사 진출을 어렵게 한 점’(26.4%), ‘입찰 경쟁도가 과도하게 증가한 점’(21.8%)을 꼽혔다.

이어 ‘종합공사의 시공 자격을 전문 건설업체에서 부여한 점’(10.0%), ‘타 업종의 시장에 진출한 건설업체들의 불법 하도급 강행’(5.8%), ‘발주자 혼란과 행정 부담이 증가한 점’(4.1%) 순이었다.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 운용에 대해서,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라는 응답이 83.3%로 대다수가 제도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반면, ‘제도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라는 응답은 8.9%,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라는 응답은 7.1%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번 조사를 의뢰한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박승국 산업혁신실장은 “이번 여론조사의 목적은 2021년부터 시행되어온 상호시장진출제도의 평가와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함”이라며,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가 건설산업에 긍정적인 효과가 없고 건설산업 종사자들이 제도의 폐지를 원하고 있는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정부는 제도에 대한 업계의 평가를 종합과 전문 건설업체 간의 업역 갈등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상호시장진출 허용 제도의 존치 여부를 포함해 종합과 전문 건설이 상생발전 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윤학수 회장은 “지난 2년간 논란이 있었던 상호시장 진출 관련한 종합·전문 건설사들의 생생한 의견을 담은 의미 있는 조사”라 평가하며, “건설사들의 요구를 적극 수렴하여 향후 국토교통부, 국회 등 관련 부처기관을 대상으로 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상세히 설명하고 개선에 적극 나서도록 설득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