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이지송 사장의 '명불허전' 행보
LH 이지송 사장의 '명불허전' 행보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0.01.1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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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회식자리에서 자정이 다 넘어가는데 수도권 한 현장을 방문한다고 해서 진땀을 뺀적이 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지송 사장의 '깜짝 현장 순찰'로 모 간부는 그동안 나태해진 마음을 바로 잡는 채찍질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이 사장은 이날 현장을 방문해 감독관을 긴 시간동안 기다렸지만, 이미 12시가 훌쩍 넘어버린 시간이어서 현장 책임자를 만나보지 못하고 나홀로 순찰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 했다.


다음날 이 사장은 출근을 하자 마자, 이 현장 감독관을 불러 "민간기업도 아니고 공기업 감독관이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연락이 되지 않느냐"며 호통을 쳤다는 후문이다.


이 해프닝으로 인해 LH 현장 A감독관의 경우는 혹시나 걸려올지 모르는 이 사장의 전화 때문에 1시가 넘어서야 하루를 마감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물론, 공기업 감독관도 사람인지라 퇴근 이후에 사생활이 마땅히 보장 되어야 하지만, 취임 이후 휴일도 반납한 채 경영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 사장에게 사생활은 사치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장은 최근 이사회에서 토지주택공사 임·직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발언을 내 놓았다.

 
바로 골프 금지령이다. 이 사장이 앞으로 향응성 골프 접대를 받는 임·직원이 나올 경우 회사내 인사 위원회의 처벌 수준이 아니라 곧바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는 것이다.


이 사장의 골프에 대한 이미지는 향응, 접대를 유발할 수 있는 공기업 직원들에게는 불필요한 운동이라는 선입견이 강하다.


그 이유인 즉, 그동안 공기업 직원들이 하도급업체로부터 골프 로비가 관행처럼 되어버렸다는 주위의 보고를 받고 이런 결심을 했다고 한다.


실제 LH 출범 전에 모 하도급업체가 직원에게 수백억원의 골프 접대가 경찰 수사로 이어지면서 LH 공기업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 했었다,


이 사장도 얼마전 골프를 끊을 만큼 골프 금지에 대한 의지는 강하다.


향응 골프 접대로 인해 직원들에게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철저한 '집단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 사장의 카리스마 있는 경영 행보가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지 않을까?


한편, 이 사장은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룬다'는 의미의 유지경성(有志竟成)을 올해의 경영 화두로 삼았다.


이러한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수장의 마음을 이해하고 따라주는 임·직원들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출범한지 갓 100일을 넘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기업 선진화의 '성공모델'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