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설사 '옥석가리기' 서둘려야
정부, 건설사 '옥석가리기' 서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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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4.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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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원건설이 금융권의 D등급(퇴출) 판정으로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호남지역의 '건설명가'로 군림하던 남양건설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업 순위 35위, 금융권 신용평가 A등급을 받았던 남양건설의 법정관리로 앞으로 중견건설사들의 줄도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건설사들의 어려움에 직면한 원인을 찾는다면 악성미분양 때문이라는 분석이 매우 높다.

현재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11만3000여가구로 이 중 악성미분양 물량은 공식 집계수치만 5만여가구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주택비중이 높고 미분양이 많은 주택전문 건설업체는 부도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남양건설 역시 무리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확장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 되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하지만, 남양건설의 경우에는 공공부문에서 오랫동안 일감을 확보해 두었음에도 오늘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것은 그동안 주택부문에만 매진해 온 건설사들의 향후 부도 규모는 예측하기 조차 힘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주택부문에서 소위 '집장사 재미'를 봤던 중견건설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공공건설시장에 뛰어들면서 제2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아파트 분양사업으로 돈을 벌지 못한 건설사들이 공공사업에 '올인'하는 추세여서 경쟁이 치열해 지다보니 '무조건 따고보자는 식'의 저가 수주가 잇따르고 있는 것.

실례로, 지난해 4대강 살리기 낙동강 27공구와 금강 5공구 역시 중견사들이 대거 참여해 낙찰율이 50%에 그쳐 '제살깍아 먹기식'의 저가 경쟁이 이루어 지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발주된 4대강 살리기 사업 25개 공구 가운데 최저가낙찰제가 적용된 16개 공구의 평균 낙찰율이 55%대에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는 100원짜리 공사를 입찰 참여사들의 저가 경쟁으로 인해 50원대에 낙찰 받아 공사를 수행해야 한다.

이 경우 이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공사를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난림공사 및 부실공사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발주한 공공공사의 대부분이 국민의 안전과 더 나아가 생명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라도 정부의 건설사 '옥석가리기'에 충분한 명분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건실하고 경쟁력 있는 건설사가 살아 남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와 같은 정책 대안을 시급히 내놓길 기대해 본다. 적어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일이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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