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동반성장' 외치는-"삼성건설"
말로만 '동반성장' 외치는-"삼성건설"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1.05.24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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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생존에 위협을 느낀다" 비난 여론 확산
'마구잡이식' 입찰 작태 여전…중소건설사 '밥그릇'까지 넘봐

[건설이코노미뉴스] 박기태 기자=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면 장래의 이익을 얻지 못한다. 이제부터는 대ㆍ중소기업 모두가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실질적인 동반성장을 이뤄나가야 한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정부가 대ㆍ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조해 건설업계의 '상생경영'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말로만 동반성장을 외치는 대형건설사 때문에 아직도 생존에 위협을 느낀다"-<A 중소건설사 관계자>

최근 정부의 지속적인 동반성장 대책에도 불구,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건설)이 "앞에서는 동반성장 및 상생을 외치면서 뒤로는 중소건설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2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2위를 기록한 삼성건설이 명성에 걸맞지 않는 공공공사 입찰 행보가 '동반성장'과는 거리가 먼 작태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것.

그 배경에는 삼성건설이 공공공사에서 '물불 가리지 않는 마구잡이식 입찰 행보'가 업계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삼성건설은 다음달 3일 입찰이 예정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국립도서관 건립공사에 대표사로 나선 K중견건설사의 서브사(공동도급사)로 편승했다.

이 공사는 500억원 규모의 중소형 턴키공사여서 대부분 중견건설사들이 대표사로 나선 가운데 3~4개 중소건설사들이 공동도급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중견건설사가 대표사로 나선 컨소시엄에 대형사로서는 유일하게 삼성건설이 27%의 지분을 배정받고 대열해 합류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올들어 공공공사 입찰물량 기근이 깊어지면서 부도가 속출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건설이 중소건설사들의 '밥그릇'까지 넘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건설이 올 상반기 공공공사 실적이 저조하자, 전처럼 턴키공사에 경쟁력이 있는 중견건설사를 옮겨다니며 공동도급사로 참여를 활성화 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삼성건설은 지난해에도 회사가 대표사로 나선 턴키공사를 잇따라 패배를 당하면서 공공공사 실적이 부진하자, 대표사로 출사표를 던진 중견건설사들로부터 상당한 지분을 배정받아 실속있는 수익을 올렸었다.

삼성건설은 지난해 ▲인천신항 진입도로 및 호안축소공사(27% 지분 참여) ▲행정도시 금강4교 건설공사(35% 지분 참여)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 건설공사(27% 지분 참여) ▲블루그린네트워크 조성공사(30% 지분 참여) 등 토목ㆍ건축 턴키공사에 중견건설사 공동도급사로 맹활약을 펼쳐 소위 '큰 재미'를 봤다. 이 턴키공사들은 중견건설사들이 대표사로 나섰으며 사업비만 1000억원이 넘는 프로젝트들이다.

이에 따라 삼성건설이 세종시 국립도서관 건립공사를 시작으로 입찰시장에 나오는 턴키공사에 공동도급사로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 입찰에 대표사로 나선 K중견건설사 국내영업본부 관계자는 "삼성건설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삼성건설)이 컨소시엄 참여를 원하면 해 줄 수 밖에 없다"며 "법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잘라 말해 향후 삼성건설의 입찰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B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중견건설사)우리도 대형건설사가 대표사로 나선 컨소시엄에 참여해야 하기때문에 대형건설사가 공동도급사 참여를 원하면 지분을 내 줄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통상 메이저사들의 경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삼성건설 처럼 중견건설사의 서브사로 참여를 자제해 왔던게 업계의 관례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중견중소건설사들의 부도가 속출하는 등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황에서 (삼성건설)처럼 메이저사들이 공동도급에 속속 참여한다면 결국, 중소건설사들의 일감을 빼앗는 부도덕한 행위"라며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자사의 이익만을 위한 다면 동반성장은 요원할 수 밖에 없을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몇몇 대형건설사들도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돼고 있어 정부가 마련한 동반성장의 정착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공공공사 입찰제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충남지역 소재 중소건설사 한 관계자는 "(세종시 국립도서관 건립공사) 이 턴키공사의 경우 삼성건설이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그 지분(27%)이 지역 중소건설사에게 돌아왔을 것"이라며 "(정부)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상생 경영 마인드도 중요하지만, 지역의무공동도급제도 등이 더욱 활성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건설은 지난 2009년 공공건설시장에서 국내 메이저사로서는 유일하게 '1조 클럽'에 가입하며 공공공사 시장에서 큰 수익을 낸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