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산의 지맥 성삼봉 일대,‘승상산’으로 불러주세요"
"일자산의 지맥 성삼봉 일대,‘승상산’으로 불러주세요"
  • 권남기 기자
  • 승인 2014.08.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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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명위원회, 지역주민 인식 존중한 산 명칭 최종결정

[건설이코노미뉴스-권남기 기자]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최근 국가지명위원회를 개최해 서울특별시 소재 산 명칭, 대구광역시 소재 사찰·봉우리 명칭, 경기도 소재 저수지 명칭을 제정·변경하고 8일부터 공식 사용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국가지명위원회의 결정 가운데 산 명칭 하나가 눈길을 끈다.  서울 강동구와 경기 하남시의 경계에 위치한 ‘일자산’의 지맥이 ‘성삼봉’을 이루고 있는데, 이 성삼봉 일대는 천호대로(1976년 개통, 너비50m, 왕복10차선)가 개통된 이후 지상에서 일자산과 분리됐다.

 도로를 중심으로 생활권이 분리된 상태에서 강동구 주민들은 성삼봉 일대를 일자산과는 별개의 산으로 인식하며 ‘승상산’이라는 명칭 제정을 희망했다.

 국가지명위원회는 ‘하나의 지맥에서 형성된 것이므로 산에 속한 봉우리를 산으로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형학적인 논리보다, 도로개통 이후 그 장소를 이용하는 지역주민들이 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존중해 승상산 명칭을 가결했다.

 대구 달성군 비슬산 일대의 지도에 ‘대견사지’로 표기된 지명도 이제는 ‘대견사’로 바뀔 예정이다.

 ‘대견사’는 신라 헌덕왕 때 ‘보당암’이라는 명칭으로 창건된 사찰로, 조선 세종 때부터 ‘대견사’로 불려왔다. 일연이 초임 주지로 주석하면서'삼국유사'의 집필을 구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임진왜란 때 전소된 이후 여러 차례 중창, 중건이 반복되다가 일제 강점기에 대마도를 향해 있어 일본의 기를 꺾는다는 속설에 의해 강제 폐사된 지 100년 만에 사찰이 복원됐다.

 사찰명이 국가지명위원회의 심의대상이 되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터만 남아있음에도 지도에 ‘대견사지’로 계속 표기돼 왔던 만큼 지도에서 유용한 산의 위치식별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견사 명칭을 심의, 가결했다.

 이밖에 비슬산 최고봉의 명칭을 ‘천왕봉’으로, 대견사 인근의 봉우리를 ‘대견봉’으로 제정하는 안건도 고문헌·고지도를 고증한 결과와 지역주민 증언을 토대로 가결했으며, 경기도 의왕시에 소재한 ‘왕송저수지’ 주변에 공원이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처로 이용되는 현황이 인정돼 ‘왕송호’로 변경하는 안건도 가결했다.

 책임운영기관인 국토지리정보원은 결정된 지명을 디비(DB)로 관리하고 국가기본도에 반영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국가지명위원회를 통해 정비대상 지명을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