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도 ‘녹색 바람’…녹색경영은 ‘선택 아닌 필수’
기업에도 ‘녹색 바람’…녹색경영은 ‘선택 아닌 필수’
  • 최효연 기자
  • 승인 2010.07.1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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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경영 과제 대두…소비자도 환경 중시 기업 선호
▲ 서울 공덕동 서부지방검찰청사의 옥상 정원. 직원들의 쉼터이자 냉난방 에너지도 절감시켜주는 '효자 시설'이다.

‘저탄소 녹색생활’이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의 ‘녹색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이 시행돼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가 본격 도입됨에 따라 기업들의 저탄소 경영에 비상이 걸린 데다 소비자들도 환경을 중요시하는 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복합쇼핑문화공간 가든파이브의 옥상 정원인 ‘포시즌파크’는 국내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으로 꼽힌다.
자연녹지로 조성된 포시즌파크의 면적은 무려 축구장 3개 크기(2만5000㎡)다. 하늘 위에 자리 잡은 드넓은 포시즌파크는 에코, 웰빙, 시네마, 페스티벌 등 4개 테마로 구성됐으며 특히 에코 가든에는 야생화 정원, 산책로, 연못 등이 조성돼 있어 인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회색 시멘트와 둔탁한 물탱크가 독차지하고 있던 건물 옥상이 이처럼 풀과 꽃이 자라는 정원이나 채소를 기르고 과일이 열리는 미니가든으로 변모하고 있다. 녹색 옷을 갈아입은 옥상이 가져다주는 효과는 도심 직장인이나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에너지총량제 도입… 저탄소 경영 과제 대두

건물 옥상을 공원으로 조성하면 100㎡당 매년 20kg의 오염물질 감소효과가 있다. 또 옥상에 흙을 10cm 두께로 덮어주면 소음이 20db가량 줄어든다고 한다. 또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옥상 공원 사업을 추진해온 서울시는 2009년 말까지 339곳에 낙산공원(종로구 동숭동)과 비슷한 크기(15만1672㎡)의 옥상을 공원으로 조성했다.
옥상 정원은 에너지 절약을 위한 ‘녹색빌딩화’의 한 방안이다. 녹색빌딩화는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고효율 에너지 설비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 건축기술을 적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방식이다.
올 4월부터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 건물과 사업장에 대해 ‘에너지소비 총량제’와 ‘에너지 목표관리제’를 도입함으로써 녹색빌딩화는 ‘경관 개선’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녹색빌딩화를 비롯한 저탄소 친환경 경영이 기업들의 시급한 과제가 된 것이다.

에너지경영시스템 시범 운영… 녹색경영 지원

이와 같이 에너지 절약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도 기업의 녹색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포스코와 LG 등은 그룹 차원에서 녹색경영을 선언했다. 포스코는 ‘그린 스틸’ ‘그린 비즈니스’ ‘그린 라이프’로 친환경 분위기를 주도하고, LG는 그린 사업장 조성과 그린 신제품 확대 등 그룹 전체의 녹색성장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로 저탄소 경영에 앞장서기도 한다. 두산은 풍력발전, 연료전지 등 신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며, 효성은 신재생에너지와 이산화탄소 저감 제품, 친환경 리사이클 섬유 사업 등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의 친환경 녹색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부터 ‘에너지경영시스템(EMS·Energy Management System)’ 제도를 시범 운영 중이다. EMS란 에너지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기업의 정책, 목표, 절차 등을 규정하고 이를 적합하게 시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평가해 공인된 제3자가 판정해주는 시스템 인증제도다.
실제 이러한 기법을 도입한 듀폰사나 3M의 경우 5퍼센트에서 20퍼센트까지 에너지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덴마크, 영국 등 8개국이 EMS를 국가표준으로 제정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산업에너지팀 수요관리실의 EMS담당 박상구 씨는 “그동안 1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험 운영을 했고 이 중 5개 사업장이 시스템 적합성에 대해 EMS 인증을 받았다”며 “지식경제부와 협의해 EMS를 IS경영시스템 등 기존 기업에 대한 인증제도와 차별화해 더욱 실효성이 있는 인증제도로 정착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