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현대그룹이 품었다!.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품었다!.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0.11.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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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가격 5조5000억원 제시...근소한 차이로 현대차 눌러
현대그룹 “내년 초 인수 마무리할 것"...재원 확보가 관건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자로 사실상 결정됐다.

16일 현대건설 채권단은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으로부터 접수 받은 입찰조건을 심사한 결과, 현대그룹을 현대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주식 3887만9000주에 대한 인수 가격으로 5조5000억원을, 현대자동차그룹은 5조1000억원을 제시해 4000억원 차이로 현대그룹이 우위를 차지했다.

이 인수가격은 14만1000원대로 본입찰 직전인 지난 12일 현대건설 종가 7만3500원의 두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자금조달 능력과 재무능력 등 비가격 항목에서 현대차그룹보다 나쁜 점수를 받아 두 그룹간 총평가점수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채권단은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차와 현대그룹 모두 감점 요인이 있었고, 100점 만점에 1점 미만의 차이를 보일 정도로 양측간 점수차가 근소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이번 달 말까지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계약 등 모든 절차를 내년 1분기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로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최종 인수할 경우 현대건설은 9년 만에 현대그룹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특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로 현대상선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잠재우고, 현대그룹의 적통성을 인정받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게 됐다.

한편, 현정은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 직후 "고 정주영, 정몽헌 두 선대 회장이 만들고 발전시킨 현대건설을 되찾은 만큼, 현대그룹의 적통성을 세우고 옛 영광을 재건할 수 있도록 현대건설 임직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