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율촌산단조성공사, 온갖 부실시공 의혹 ‘투성이’
[단독]율촌산단조성공사, 온갖 부실시공 의혹 ‘투성이’
  • 특별취재팀
  • 승인 2017.04.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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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사석' 피복석 재사용 등 국책사업장 잇단 관리부실 문제 제기
표준시방서 '제멋대로' 변경…관계 당국 전반적인 현장 조사 촉구

[건설이코노미뉴스-특별취재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하 광양경제청)이 주먹구구식 탁상행정 탓에 '율촌 제1산단 조성공사'에서 불량토사 매립 의혹이 제기(본보 3월 23일자)된 가운데 또다른 부실시공 의혹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율촌 제1산단 조성공사 내 호안축조공사에서 '불량 피복석 재사용 및 고인장매트 부실시공'에 의혹에 대한 상세한 증언이 나와, 발주처인 광양경제청의 국책사업장 관리·감독 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의혹이 잇따라 발생되는 뒷 배경에는 '발주처와 시공사와 감리업체간의 유착에서 비롯됐다'는 당시 직접 현장에 투입된 한 하청업체 직원의 목격담과 각종 자료를 본지에 보내와 부실시공 의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계 당국의 전반적인 현장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오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율촌 제1산단 조성공사는 1조2484억원을 투입해 부지조성 863만㎡와 도로개설 32.4㎞ 등을 완료해 현재 9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양경제청이 해당 산단조성공사를 추진하면서 '기본개발계획 및 건설공사 표준시방서'를 특정 상황에 따라 '제멋대로' 설계 변경하면서 곳곳에서 부실시공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의혹의 발생지는 해당 산단조성공사 내 해안에 총 8km를 건설하는 호안축조공사 건설현장. H 건설사가 시공을 맡고 있는 호안축조공사에서 대량의 피복석(사석의 보호를 위해 위에 쌓는 돌)이 공급됐다.

문제의 발단은 지금부터다. 이 과정에서 H 건설사가 피복석으로 사용할 돌이 부족해 호안축조공사가 난항을 겪자, 해당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가호안(준설토 투기장 등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축조한 구조물)에서 사석(지반 보강을 위해 까는 대형의 쇄석)을 채취해 피복석으로 재사용토록 발주처가 승인을 허가해 준 것이 화근이 되고 있다.

당시 가호안에서 채취한 사석들의 경우 오랜 기간 동안 바닷물에 잠겨 있어 침식이 진행된 돌들이 대부분으로 속칭 '물먹은 돌'이 다량 섞여 있었음에도, 피복석으로 재사용됐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실제로, 본지 취재 결과 H 건설사는 가호안에서 5000㎥의 사석을 채취해 호안축조공사 피복석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발주처와 감리업체 S사, 시공사인 H 건설사가 공기 단축 등을 위해 '기본개발계획 및 표준시방서'를 입맛대로 바꿔가며 공사를 추진했다는 방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광양경제청은 "가호안 사석을 피복석으로 사용토록 승인한 내용은 맞지만, 시공사인 H 건설사가 피복석 강도시험을 실시 한 후 피복석으로 유용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본지가 앞서 보도한<율촌산단조성공사 매립용 토사 품질검사 부실 논란>에 이어 이 곳 산단조성공사 호안축조성공사 현장에 쓰인 피복석 강도검사 역시 허술하게 이뤄진 정황이 드러났다.

예를 들면 '발주처-시공사-감리업체가 미리 서로 짜고' 형식적인 피복석 강도검사가 이뤄져도 일부 현장 관계자 외에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깜깜이’ 방식이다.

즉, 시공사와 감리업체가 가호안에서 나온 사석 중 피복석으로 적합한 소량의 샘플(사석)을 셀프(self)로 직접 채취해 강도검사를 실시한 후 발주처에 '시험성적서'를 제출해 피복석 사용 승인을 받았다는 의미다.

당시 가호안에서 나온 사석의 강도검사를 실시한 K토건시험연구원 관계자는 "시공사와 감리업체가 '사람 머리 크기' 정도의 사석을 직접 채취해 샘플로 의뢰한 것“이라면서 ”가호안에서 나온 전체 사석을 (피복석으로)동일시 보기는 어렵다"면서 말을 아꼈다.

제보자는 "가호안에서 나온 사석의 경우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불량 사석이 대부분이었으나, 발주처는 이를 알면서도 묵인해 불량사석이 피복석으로 둔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호안축조공사에서 피복석은 기둥의 주춧돌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압축강도·밀도·흡수율 등이 미달 될 경우 향후 지반침하 등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율촌 제1산단 조성공사' 내에서 건설중장비 하중을 견디지 못해 매트가 찢어져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실제 현장 사진.

이 외에도 이 곳 호안축조공사 현장에서 '고인장매트 부실시공'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공사장비의 운용 확보 위해 설치된 30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고인장매트를 설치해 놓고, 실제로는 39톤에 육박하는 건설중장비 하중을 견디지 못해 매트가 찢어져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국책사업장의 ‘안전불감증’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율촌 제1산단 조성공사가 곳곳에 ‘부실시공 지뢰밭’ 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발주처인 광양경제청이 철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해 관리·감독 부실이라는 오명을 스스로 벗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