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특별기고]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창간 10주년 특별기고]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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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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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 ‘디지털 전환’을 생존 요인으로 인식해야

 

글로벌 경제 여건의 악화와 함께 우리나라 경제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올해에 이어 2020년에도 1%대 경제성장률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수출 감소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대내적으로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기업의 설비투자도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내 경제의 저성장은 건설산업에도 상당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정치적 혼란이나 분양가 상한제 실시를 비롯한 규제 강화, 주52시간 근무제 확대와 같은 노동정책 등은 건설산업의 어려움을 더 가중시킬 수 있다. 다만, 신규투자 확대 쪽으로 바뀐 인프라 정책이나 미세먼지 저감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건설시장의 성장, 신북방이나 신남방 정책에 따른 해외건설시장의 다변화 등은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건설업체들의 경쟁력이다. 무엇보다 건설 프로세스와 조직 운영 방식의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건설산업도 디지털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도 그 본질은 생산성 혁명이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생산성 증가율이 높은 산업일수록 디지털화 수준도 높다.

하지만 건설산업의 디지털화는 사실상 꼴찌 수준이다. 때문에 생산성 증가율도 가장 낮았다. 반면에 꼴찌인 건설산업의 디지털화 수준을 조금만 더 높여도 상대적으로 더 큰 생산성 향상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맥킨지를 비롯한 글로벌 컨설팅 기관들이 건설산업의 디지털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기획-설계-시공-유지관리에 이르는 건설사업의 전체 프로세스와 기업 경영 및 산업 활동 전반에 걸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3D 프린팅, BIM을 비롯한 수많은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하여 건설산업을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이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이다.

이미 건설 선진국에서는 프로젝트와 기업 차원의 디지털 전환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지금은 글로벌 건설기업들이 산업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을 확산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예컨대 유럽은 국가 차원의 정책과 프로그램을 보유한 나라가 약 20여 개국인데, 작년 5월에는 유럽건설산업연합회(FIEC)가 글로벌 전문가 집단 및 다른 주요 유럽 건설협회와 공동으로 ‘디지털화를 위한 유럽 건설산업헌장’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도 i-Construction 이란 이름으로 2016년부터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앞다투어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똑같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숙련공 부족, 높은 인건비와 복잡한 노사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장 투입 인력을 줄일 필요가 있는데, 디지털 전환을 통해 그와 같은 과제에 대처할 수 있다.

건설업체들은 디지털 전환을 더욱 절박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설계나 시공 업체만이 아니라 자재·장비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들어 해외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건설업체들은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경쟁력이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수용이 항상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빠른 실패’ 모델을 권하고 있다. 빨리 디지털 전환을 시도해서 실패하고, 실패에서 배우며 또다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라는 것이다. 우리 건설업체들의 최대 강점이라는 “빨리빨리” 문화가 디지털 전환에서도 발휘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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