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연, 내년 건설수주 151.2조·건설투자 256조 전망
건정연, 내년 건설수주 151.2조·건설투자 256조 전망
  • 이태영 기자
  • 승인 2019.12.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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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건설경기 전망’ 세미나 통해 밝혀
도시재생, 생활SOC, 노후인프라 투자 등 공공부문 발주물량 증가

 

내년 건설경기가 주거용 건축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공공부문 발주물량 증가로 낙폭이 다소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원장 유병권)은 지난 3일 전문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2020년 건설경기 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유병권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의 개회사와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축사를 시작으로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이 ‘국내 건설경기 전망’을, 김승원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이 ‘해외건설 동향 및 전망’을 각각 발표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경기 전망’ 발표를 통해 2020년 건설경기는 주거용 건축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시재생, 생활SOC, 노후인프라 투자 등 공공부문 발주물량의 증가로 낙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부적으로 2020년 건설수주는 151.2조원(-1.2%), 건설투자는 256조원(-1.8%)으로 각각 전망했다.

전문건설업 계약액은 하도급공사 감소폭에 비해 원도급공사 증가폭이 소폭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년대비 0.3% 증가한 93.8조원으로 내다봤다.

세부 업종별 계약액은 공공 및 토목물량 비중이 큰 토공, 상하수도공사업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건축물량 비중이 큰 철근·콘크리트, 습식·방수, 석공사업 등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건설경기의 중장기 횡보세를 우려하면서 기업들은 내실경영을 주문했다.

이어서, 김승원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해외건설 동향 및 전망’ 발표를 통해 2020년 해외건설시장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고 치열한 경쟁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며, 해외건설 수주는 전년도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 2014년부터 지속된 우리기업의 수주활동규모 감소에 따라 단기간 내 수주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전문건설기업의 해외수주는 7억달러 수준이며, 원도급 비중이 과거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전문건설기업의 해외수주 방식은 국내 하청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라고 밝히며, 새로운 전략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임덕호 한양대학교 석좌교수를 좌장으로, △김목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사무관 △권주안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김태황 명지대학교 교수 △정 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진상기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박영신 한국경제신문 부동산연구소장 △이원규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본부장 △정상준 전문건설공제조합 영업지원본부장이 내년도 국내·외 건설경기 전망에 대한 평가와 건설기업 대응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유병권 원장은 “2020년은 건설시장은 민간부문 건설투자의 감소세를 공공부문이 얼마만큼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건설산업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하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기업들은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과 더불어 중장기적으로 경쟁우위 확보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책연구원은 건설 및 전문건설 경기전망을 통해 건설업계 경영계획 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매년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토론자 요약

▲김태황 명지대학교 교수

민간 침체부분을 공공으로 보완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건설산업은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인프라 산업이다. 정책수요는 단기적이고 1회성이다. 내년 SOC 조금 늘어난고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내년 건설시장은 불확실성이 커졌다.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먼저, 기업은 내부전략을 다시 다듬어야 한다. 기업전략에서 상당히 보수적으로 꾸려나가야 한다. 두 번째로 기업들이 융복합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서로 협업체계를 구축해 전략적 연합체를 구성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세 번째로 업체의 옥석가리기를 추진해야 한다. 무분별한 진입을 막고 히든 챔피언을 만들어 건설업계의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외건설의 경우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활용이 너무 저조하다. 기업들이 해외 금융조달형 사업에 과감하게 뛰어들어야 한다.

▲정 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내년 경기 자체가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낙관하기 힘든 상황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리스크관리에 중점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건설투자 GDP가 50%에 육박했으며,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낙폭이 조금 줄어들긴 하지만 상황이 호전되는 것은 아니다. 내년에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고용률도 줄어들고 구조조정 영향도 받을 수 있다. 반면, 정부의 SOC 투자가 늘어난다는 것과 세계 각국의 확장적 금융정책 시행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진상기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내년도 기계설비산업 경기전망은 플러스이지만 읽기는 마이너스로 읽는게 맞다. 기계설비분야는 분업구조화라는 시장특성과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에서 시장동향은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계설비산업 해외플랜트의 진출의 경우 대기업과 같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책적으로 해외진출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걱정스러운 부분은 원전 발전 부분이다. 사업 중지로 인한 기존 기술 인력 전환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우려스럽다. 해체산업에 기존 인력을 투입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이원규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본부장

경기가 어려운데 건설업체가 7만개사 돌파했다. 3년마다 1만개씩 늘어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실질적으로 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화두는 생산체게 개편, 규제 완화 등이다. 2021년부터 새로운 환경에 대비해서 준비를 해야한다. 기술력, 사업관리, 체질개선, 선택과 집중 등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그동안 건설분야의 규제가 대폭 신설됐다. 이런 것들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규제를 대폭 완화해 업계의 기를 살리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전문업체가 해외 나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종합건설과 함께 팀코리아를 구성해 동반진출하는 방식이 이뤄져야 한다. 전문건설이 다양한 경험을 쌓아 스스로 해외로 진출해 수주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야 한다.

▲박영신 한국경제신문 한경부동산연구소장

내년 경기전망이 낙관적이진 않지만 지난 2010년대를 비교해 보면 그리 비관적이진 않다고 본다. 전문업계의 경우 지금까지 종합업체를 거치는 수동적인 수주 형태보다는 전문업계가 직접 물량을 찾는 능동적인 수주 형태가 필요하다. 능동적인 수주란, 디벨로퍼나 금융사와 협업해 일거리를 먼저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전문업계의 수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는 프레임의 혁명적 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목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사무관

건설 관련 수치보다 체감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부분은 앞으로 검토해 나아가도록 하겠다. 향후 3기 신도시, 광역교통망 확충 등 주거안정과 교통편의성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정책을 펼치겠다. 구체적인 건설투자 방안도 고민중이다. 내년에 이런 방안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규제가 늘어난 부분은 업계가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다. 기본 규제에 대해 불법이나 편법으로 대응해 온 결과, 오히려 규제를 더 양산하게 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해외건설의 경우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가 대규모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공감하고 있다. 보다 폭넓은 투자 지원 확대방안이 마련되도록 꾸준히 검토하겠다. 또한 공사비가 전문업계 및 노동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