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이코노미뉴스-이태영기자] 장기 침체에 빠진 건설시장에서 중견대형건설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경영협회(회장 변탁)는 최근 ‘2012년 1분기 대형사 국내건설수주 실적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말까지 협회 소속 대형건설사 30개사의 국내건설 수주는 32.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건설업계 전체의 총수주액이 28.1%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협회 소속 대형사 중 시공능력순위 10위권 미만 중견대형사 20개사의 국내건설수주는 25.8% 줄어들어 건설시장 장기 침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대형사들은 건설업계 전체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24.3% 증가한 공공수주 실적에서 2.7% 감소했고, 민간수주의 경우에도 건설업계 전체 실적이 29.7% 증가한데 비해 40.8%의 감소세를 보여 공공과 민간 모든 영역에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건협 관계자는 “이 같은 중견대형사의 수주실적 악화 원인으로 공공시장의 경우 턴키·대안입찰 등 특화된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초대형사들과 달리 차별화된 수주영역을 구축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일반적인 공공건설 입찰에서는 지역업체 또는 중소건설사에 대한 정책적 지원으로 사실상의 역차별을 받아 공공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간시장에서는 초대형사들이 비교우위의 브랜드 인지도와 자금조달능력을 바탕으로 일반도급공사는 물론 자체사업까지 다양한 형태의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중견대형사들의 경우 2000년대 이후 주택사업에 집중된 사업포트폴리오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 급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민간건설 수주에서도 상당히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건협은 이처럼 중견대형사들에 집중되고 있는 경영환경 악화가 지속될 경우 국내 건설시장의 중견대형사들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중견대형사 그룹의 부재는 향후 지역중소건설사가 난립하는 원인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는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국건설산업의 허리 역할과 기초체력을 튼튼히 할 수 있도록 중견대형사에 대한 역차별적 정책들을 진지하게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