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취임 4개월-정연주號>
삼성건설 이대로 가다가는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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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건설 이대로 가다가는 '침몰'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0.04.12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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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수주한 턴키공사"-"불공정거래 의혹 짙어" 진상조사 여론 확산

"올 초부터 쓰라린 수주 패배 기록...공공부문 '개점휴업"'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건설)이 그룹 내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어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휘몰아 칠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2008년부터 건설업 순위(시공능력평가액) 2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건설은 지난해 국.내외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최근 공공부문에서 쓰라린 수주 패배로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발끝도 못따라가는 '삼성건설'
삼성 그룹내에서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과 비교해 볼때 삼성건설과 너무나도 상반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글보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호황때나 가능했던 30%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그룹 내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면, 삼성건설은 올 초부터 현재(3월말)까지 발주된 공공공사에서 경쟁사들로부터 '굴욕'을 당하고 있다.
올 초부터 3월 말까지 발주된 초대형(1000억원) 턴키.대안공사는 총 10건의 입찰이 집행된 가운데 삼성건설은 6건(토목 3건, 건축 3건)의 입찰에 참여해 고작 중.소형 규모의 턴키공사 단 1건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그것도 중견건설사들의 수주무대인 500억원 규모인 '육상진흥센터 건립공사' 입찰에 참여해 간신히 실적을 올렸다.
당시 이 턴키공사에는 국내 메이저사 중에는 유일하게 삼성건설만이 입찰에 참여해 시평액 70위권인 성지건설과 일전을 벌였다.
이를 놓고 중견건설사들은 삼성건설의 '무조건 따고 보자는' 마구잡이식 입찰행보에 대해 "상도덕에 어긋나는 기업"으로 낙인찍으며 삼성건설과 공동도급을 보이콧하자는 비난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기술 경쟁력 아닌, 로비가 경쟁력(?)
삼성건설이 출사표를 던진 6건의 초대형 턴키.대안공사 가운데 가장 '눈독'을 들인 건설공사는 최근 대우건설이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된 4000억원 규모의 '제3공수 여단 이전사업 시설공사다.
삼성건설은 다른 턴키공사에 비해 '제3공수 여단 이전사업 시설공사' 사활을 건 치열한 수주전을 펼쳤지만, 설계평가에서 80점을 넘지 못한 79점에 그쳐 자사의 설계 기술력에 흠집을 냈다.
이 메머드급 턴키공사는 기술력이 수주 당락을 좌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삼성건설은 이 공사를 포함해 6건의 초대형 턴키.대안공사 수주 실패로 인해 '수백억원'의 설계비만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초대형 공사 수주에 실패할 경우 1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건설의 각종 공공부문에서 수주 실패의 원인은 올 초부터 '새롭게 도입된 턴키.대안 개정안'으로 인해 더이상 설계심의위원에게 로비를 할 수 없게 되자, 각종 턴키.대안 건설공사에서 패배를 당하고 있다는 '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 그동안 진정한 기술력을 통해 공사를 수주했다면 삼성건설이 지금처럼 공공부문에서 수주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뭐겠냐"며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11월 이후 삼성건설이 연이어 수주한 턴키.대안 공사들도 "불공정거래"가 있다는 의혹들이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나돌고 있다"며"관계 당국이 철저한 진상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고 있다"고 귀띔했다. 

◆'빅5' 중 시설공사 계약 금액도 '꼴찌'
삼성건설의 올초 공공부문의 부진한 실적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상위권 순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청이 발표한 '1/4분기 시설공사 계약금액'에 따르면 계약금액이 가장 많은 건설업체는 현대건설(9038억원)의 실적을 달성했고 2위는 대림산업(7592억원), 3위는 대우건설(6264억원)이 각각 차지했다.
지난해 역시 전체 상위 업체는 1위 현대건설(1조 9644억), 2위 대우건설(1조 7777억), 3위 GS건설(1조 5,630억) 등이 각각 차지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 '불가피'
지난해 삼성건설이 최악의 국내.외 실적을 내면서 이상대 부회장에서 정연주 사장으로 사장이 교체됐다.
이에 정연주 사장은 공공부문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기 위해 기술직 임원을 대거 영업부문에 발탁해 전진배치 시켰다.
하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1분기 공공부문 실적으로 마음이 다급해진 정 사장이 조만간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일찌감치 업계에 파다하게 나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9년만에 이뤄진 삼성건설의 경영진단(감사) 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만화하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한다'는 측면에서 실시된 것으로 알려져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