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 기업-SK건설…⑱]캐나다서 총 2조6000억원 규모 '잭팟' 터트렸다
[슈퍼히어로 기업-SK건설…⑱]캐나다서 총 2조6000억원 규모 '잭팟' 터트렸다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4.08.2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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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힐스(Fort Hills)’ 오일샌드 프로젝트 단독 수주
현지 인력시장에 기여하는 동시에 CM 역량 강화도 기대

[건설이코노미뉴스-박기태 기자] SK건설이 캐나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오일샌드(Oil Sands) 플랜트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SK건설은 지난 22일 캐나다의 최대 석유생산업체인 선코(Suncor), 텍크 (TECK)와 프랑스의 토탈 (TOTAL) 등 3개사가 공동 투자한 파트너쉽 회사인 포트힐스에너지(Fort Hills Energy L.P.)社가 발주한 25억5000만달러(약 2조5500억원) 규모의 포트힐스(Fort Hills) 오일샌드 프로젝트 수주 공식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SK건설이 이번에 따낸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오일샌드 매장지인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州) 포트힐스 광구에 묻혀있는 오일샌드를 채굴(mining)해 하루 18만 배럴의 비투멘을 생산하는 추출시설을 신설하는 공사다.

앞서 기본설계(FEED) 과정을 수행했던 SK건설은 상세설계∙구매∙시공관리(EPCM)의 주계약자로서 지난달 초 공사에 이미 착수했고, 약 40개월만인 오는 2017년 말에 플랜트를 준공할 예정이다. 포트힐스 광구는 약 30억 배럴의 비투멘이 매장돼 있어 50년 이상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투멘은 점성질의 초중질 원유로, 오일샌드에 물∙모래∙점토와 함께 섞여있다.

특히 포트힐스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사가 오일샌드 부국인 캐나다에서 수주한 세계 최대 규모이자, 고온의 파라핀을 사용한 비투멘 추출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오일샌드 플랜트 공사다.

SK건설은 오일샌드에서 비투멘을 추출해 내는 데 필요한 용매로 납사를 사용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고온의 파라핀을 사용함으로써 비투멘의 시장성과 순도를 크게 끌어올린 첨단기술을 이번 프로젝트에 새로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휘발성이 강한 고온의 파라핀 등 고위험 화학물질 사용에 관한 북미시장의 엄격한 안전기준을 통과한 것은 오일샌드 플랜트 기술의 혁신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포트힐스에너지의 원천기술을 시공에 도입한 것은 SK건설이 처음이어서 세계 오일샌드 매장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캐나다 시장에서 앞으로도 플랜트 공사를 추가 수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번 공사의 주요 시설은 국내에서 모듈 부품으로 제작돼 해상으로 캐나다까지 운송되고, 이 모듈들은 캐나다 현지 건설사들을 최대한 활용해 조립∙시공될 예정이다.

SK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캐나다 건설인력 시장에 기여하고 현지업체 활용 및 시공관리 노하우를 쌓는 동시에 SK건설의 역량과 인지도를 제고하여 향후 캐나다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양질의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이명철 SK건설 전략사업추진단장은 “캐나다 오일샌드 시장과 사업에 대한 최근 수 년간의 연구 및 기술 축적을 토대로 캐나다 진출을 적극 추진해 온 결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오일샌드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게 돼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밸류 엔지니어링에 의한 설계최적화를 추구해 발주처의 투자비 절감에 기여하고 무사고, 공기준수, 최고의 품질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발주처의 신뢰확보를 통해 향후 프로젝트도 추가 수주해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강재준 SK건설 화공플랜트 부문장(오른쪽), 마크 베이커 선코 부사장(왼쪽)이 계약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세계 오일샌드 블루오션 개척=SK건설은 지난 2007년부터 오일샌드 플랜트 분야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그 첫 성과로 나타난 것이 캐나다 허스키(Husky) 오일샌드 프로젝트. 지난 2012년까지 2600만 달러 규모의 기본설계(FEED)와 모듈공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를 계기로 2013년 3월에는 포트힐스 오일샌드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에 돌입했다.
그리고 지난 3월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완료함으로써 이번 EPCM(설계∙조달∙시공관리) 계약 체결에까지 이른 것이다.
SK건설 관계자는 “포트힐스에너지는 그 동안 SK건설이 지은 울산 정유∙석유화학플랜트와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 콤플렉스를 수 차례에 걸쳐 방문하는 등 시공 및 안전관리 역량을 철저하게 검증한 뒤에서야 이번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밝혔다.
SK건설은 향후 10년간 오일샌드 관련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고, 우선적으로 FEED를 수행했던 발주처를 대상으로 추가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번 포트힐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발판삼아 또 다른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기회를 엿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캐나다 오일샌트 플랜트 분야를 명실상부한 SK건설 신성장동력 공종으로 적극 추진한다는 것이다.

◆고온의 파라핀 사용한 처리기술 최초 도입=SK건설은 포트힐스 프로젝트에 ‘고온 파라핀 추출’ 신공법을 도입해 업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공법은 오일샌드에 포함된 비투멘을 불순물과 분리해 내는 공정에서 용매로 고온의 파라핀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동일 시간내 오일샌드 처리 효율을 대폭 높인 기술. 지금까지는 온도에 대단히 민감한 휘발성 물질인 파라핀의 안정성 문제 때문에 저온의 파라핀을 사용하거나 납사를 사용해 비투멘을 추출해 왔다.
그러나 용매의 온도가 낮은 만큼 처리 효율 역시 크게 떨어져 일일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분리기(settler) 등 더 많은 플랜트 설비가 필요했다. 이번에 도입된 신기술은 기존 공법 대비 효율을 대폭 높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설비 투입비용은 줄이고 비투멘의 시장성과 순도는 높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고온의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정이어서 안전기준도 까다롭다. 세계 최고 수준의 화재 등 안전기준을 적용한 것은 물론, 공정상에서 비투멘 슬러리(고체입자)가 일으키는 부품 마모(erosion)를 최소화하기 위해 펌프 및 벨브 타입까지 차별화된 설계를 적용했다고 한다.
SK건설 관계자는 “이처럼 새로운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시공한 경험과 노하우 축적을 통해 향후 오일샌드 플랜트 북미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