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는" 기술형 입찰시장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는" 기술형 입찰시장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6.11.3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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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도공 발주한 수천억원 규모 턴키공사 유찰사태 잇따라
'발등에 불' 떨어진 발주처, 주인공 찾기 위해 '문턱' 낮춰
업계, 박한 공사비로 적자시공 불가피한 토목공사 '보이콧'

[건설이코노미뉴스-박기태 기자] 공공건설공사 기술형 입찰시장에 매서운 ‘한파(寒波)’가 몰아치고 있다.

건설업계는 올들어 기술형 입찰 물량의 감소로 '수주 절벽'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간혹 입찰대에 올려진 메머드급 건설공사마저 박한 공사비 등의 이유로 유찰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에 입찰대에 올려진 수천억원 규모의 기술형 입찰물량이 유찰사태를 빚으면서 실시설계낙찰자를 선정하지 못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 대상은 LH가 오랫만에 턴키방식으로 발주해 건설업계의 이목을 집중 시킨 '행정중심복합도시 5생활권 외곽순환도로 건설공사 1공구(추정금액 1330억원)•2공구(추정금액 2230억원)와 행정중심복합도시 금빛노을교 건설공사(추정금액 1023억원) 등이 각각 1~2차례 유찰된 바 있다.

또 도로공사가 기술제안방식으로 발주한 '고속국도 제14호선 함양~창녕간 건설공사 3공구(추정금액2330억원)와 '고속국도 제14호선 창녕~밀양간 건설공사 제6공구(추정금액 2270억원) 역시 업체 선정이 불발 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발주처인 LH와 도로공사는 이들 5건의 초대형 토목공사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1차례 유찰된 외곽순환도로 건설공사 1공구•2공구에는 현대건설이 단독 참여했으며 2차례나 유찰된 교량공사인 금빛노을 건설공사 역시 SK건설만 입찰에 참여해 낙찰자 선정의 고배를 마셨다.

과거 초대형 턴키공사는 공공입찰시장에서 '꽃'으로 불리며 건설업계가 사활을 걸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던 것과 비교해 보면 크게 대조적인 상황이다.

LH는 이들 3건에 대한 낙찰자 선정 조건을 변경해 이르면 연내 재공고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기존에 입찰공고된 설계 대 가격 가중치방식에서 설계점수를 높여 입찰참여사들의 가격경쟁을 피하는 것과, 통합발주가 아닌 순차적으로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H 관계자는 "이들 3건의 토목공사들을 늦어도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재공고를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면서 "낙찰자 선정 조건을 변경해 공사비 부담을 덜어주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어 경쟁관계가 성립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도로공사가 발주한 2건의 토목공사 역시 거급된 유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2차례 업체 선정에 실패한 이들 토목공사에 대한 '긴급 재공고'를 지난 10월 13일 실시했다. 이들 2건에 대한 PQ 접수 결과, 현재 3•6공구에 두산건설과 금호건설이 출사표를 던져 세번째 유찰을 피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랫만에 초대형 턴키방식의 물량들이 발주돼 올 한해 건설사들이 공공공사 수주 실적을 판가름 하는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면서 "하지만, 이들 건설공사들의 경우 박한 공사비로 적자시공이 불가피해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를 하지 않는 것"이라며 유찰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