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발사업, 범건설산업 차원의 다각적인 준비 필요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북한 개발사업, 범건설산업 차원의 다각적인 준비 필요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4.03.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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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건설이코노미뉴스-온라인뉴스팀]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통일담론을 밝혔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신년사에서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강조하고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 마련을 언급했다.

 올해 초 진행된 남북한 고위급 접촉에 이어 지난 2월에는 3년 4개월간 중단되었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 되었고, 북한과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나진~핫산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실질적인 참여가 검토되고 있다. 이같은 정황으로 최근 남북한간의 인도적 사업 뿐만 아니라 경제협력사업의 재추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북한 당국은 대외 무역을 다각화ㆍ다양화 하고 외국인 투자를 널리 받아들여 북한 주민들의 생활 수준 향상과 경제 재건을 강조하고 있으며, 외국 자본을 통한 경제ㆍ관광 특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라선경제무역지대, 황금평ㆍ위화도경제지대, 개성공업지구 등의 경제특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특구는 답보 상태에 있지만, 라선지구는 중국과 러시아 등 외국자본에 의한 개발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으며, 황금평ㆍ위화도 및 신의주 지구는 중국 등과 특구개발을 협의하고 있다.

 북한은 작년 5월에 지방급 경제특구 추진을 지원할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하고, 11월에는 13개 경제개발구를 발표했다. 경제개발구는 지방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추진하는 중소규모의 경제특구이다. 라선지구와 개성공단 등은 중앙정부의 관할하에 주로 남한이나 중국의 접경지역으로 제한되었지만 최근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구는 북한의 내륙 및 연해지역 등 북한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원산 지역을 종합 휴양지로 개발하고 칠보산과 백두산 등에 대한 관광지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특구나 관광지 개발사업에는 부지 개발, 도로ㆍ철도ㆍ전력 등 각종 인프라 건설, 공장ㆍ호텔 등 각종 건축 등의 건설사업이 수반되고 그 건설물량은 실로 막대하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라선, 신의주, 강령군 등 경제특구와 13개 경제개발구, 3개 관광특구, 신의주~개성간 고속철도 및 도로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설 물량은 개략적으로 약 6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북한 경제특구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진출은 국내 산업단지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대안과 내수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값싼 인건비를 찾아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를 전전하는 중소기업들에게는 북한의 경제특구가 매력적인 생산 거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라선지구에 대한 진출은 한국-중국-러시아-일본 등을 연결하는 동북아시아 물류 거점의 확보와 향후 한반도 종단철도와 TSR, TCR과 같은 대륙철도와의 연결을 위한 사전 사업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북한 경제특구와 각종 인프라 사업에 원활히 참여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다양한 아이디어 제시와 함께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5․24 대북 제재조치의 재검토 없이는 북한의 경제특구 참여와 각종 인프라 건설사업의 추진이 불가능하다.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 상황에 따라 보다 전향적이며 탄력적인 대북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남북한 당국자간의 ‘00개발 통합관리위원회’ 구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제특구 및 인프라 건설사업은 대규모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고 복잡한 인허가 절차가 수반되므로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남북한 당국간의 긴밀한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경제특구들이 북한 전역에 산재해 있고, 각 특구별로 투자 및 개발 조건이 상이하게 적용되거나, 인허가 추진과 인력 조달 등이 잘 안 되는 등 예기치 못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기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향후 남북한 상호간의 신뢰 관계가 회복되어 5․24 조치가 해제되고,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북한의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한국 경제의 제2의 성장동력을 북한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대를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범건설산업 차원에서 북한 개발사업에 대한 다각적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