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부러워 하는 자리 "공기업 연임 CEO는 누구"
신도 부러워 하는 자리 "공기업 연임 CEO는 누구"
  • 박기태 기자
  • 승인 2017.02.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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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송•강영일•조환익 사장…우수한 경영실적이 '주효'
에너지 대표 기관, 경영공백 우려 신임 사장 공모 '잰걸음'

[건설이코노미뉴스-박기태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국정 마비 장기화 속에서도 임기 만료를 목전에 둔 국내 간판급 공기업 사장에 대한 인사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와 주요 공기업 등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 사태 이후 보류됐던 초대형 공기업 사장 인선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현직 공기업 사장들의 잇단 연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토부 산하기관 중에는 지난해 말 이미 한국도로공사 김학송 사장이 1년 연임이 확정됐고, 뒤를 이어 지난 13일 한국철도시설공단 강영일 이사장도 연임돼 자리를 이어간다. 공기업 사장은 3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올해 12월까지 도로공사를 계속 이끌게 된 김학송 사장은 재임기간 중 3년 연속 정부의 공기업 경영실적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는 등 탁월한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러한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이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철도시설공단 지휘봉을 1년 더 잡게된 강영일 이사장 역시 정부가 해외 인프라 사업 중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말레이시아~싱가포르(말싱) 고속철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전철 2, 3단계 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발주 국가 고위 당국자 등과의 인적 네트워크와 신뢰성 유지 차원에서 강 이사장의 연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국가적 행사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궤도·전기·통신 등 복합공정이 진행 중인 원주∼강릉 복선전철 사업 등을 차질없이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도 강 이사장 연임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2월 취임한 강 이사장은 3년의 임기를 마친 뒤 내년 2월까지 추가로 CEO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국토부 산하기관 중 신임 수장 선임에 나선 곳도 있다. 한국감정원은 최근 서종대 원장의 후임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서종대 원장은 올해 3월 2일로 임기가 끝난다.

다만, 감정원의 서 원장의 경우도 최근 성희롱 논란만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연임이 가능했을 거란 '연임설'이 관가를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통상 공기업 신임 사장 선임은 임기 만료 2~3개월 전 이뤄진다. 그러나, 감정원은 서 원장의 임기 만료를 한 달도 남겨 두지 않은 시점에서 갑작스레 신임 사장 공모에 나선 정황을 볼때 여직원 성희롱 발언 논란이 화근이 된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에너지 관련 공기업도 새 사장 모시기 작업에 돌입했다. 이 가운데 에너지 업계의 최대 관심사 였던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또 한번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조 사장은 내년 2월까지 1년 더 한전을 이끌게 돼 한전 사상 최장수 최고경영자에 오르게 됐다. 이번 연임으로 조 사장은 지난 2012년 12월 한전 사장으로 취임해 총 5년 2개월 동안 COE자리를 유지하게 된 셈이다.

조 사장의 이번 연임배경에는 '우수한 경영성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취임 당시인 지난 2012년 3조2000억원의 적자를 이듬해인 2013년 2000억원 흑자로 돌려놓는데 성공했고, 2015년 영업이익 11조3000억원으로 최대실적을 거둔데 이어 지난해 12조원으로 최고기록을 갱신하며 2년연속 10조원의 알짜배기 공기업으로 만들어 놨다.

이외에도 에너지 대표 공기업인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들의 신임 사장 공모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들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들은 경영공백을 최소하 하기 위해 신임 사장 공모 절차를 서둘러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공기업 한 관계자는 "이번에 주요 공기업 CEO들의 연임 배경에는 뛰어난 업무평가도 주효 했지만, 특히 탄핵정국 속에서 경영공백을 우려해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면서 "어쨋든 억대 연봉과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공기업 수장 자리를 연임한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들 아니겠냐"고 말했다.